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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9·9절 방북 무산, 한반도에 긍정 효과

시진핑 9·9절 방북 무산, 한반도에 긍정 효과

기사승인 2018. 09. 05.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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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3 리잔수 대신 방북, 북미와 미중 관계에 햇살
오는 9월 9일 북한의 정권 수립일인 9·9절 70주년을 즈음해 예상됐던 시진핑(習近平) 중국 총서기 겸 국가주석의 방북과 북중 정상회담 무산은 양측 입장에서 무척이나 맥 빠지는 일이다. 하지만 한반도 정세에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한반도의 비핵화와 무역전쟁 등의 현안으로 팽팽한 긴장을 유지할 수 밖에 없는 북미 및 중미 관계의 증진에도 적지 않은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들의 5일 전언에 따르면 당초 시 주석의 9·9절 방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월 25일 예정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4차 북한 방문 일정을 전격 취소하기 전까지만 해도 기정사실로 여겨졌다. 그의 방북을 위한 사전 선발대 평양 파견이 수면 하에서 일사분란하게 이뤄진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될 수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일정 취소와 함께 “중국이 도와주지 않고 있다”는 불만을 토로하면서 중국이 북한의 비핵화를 방해한다는 입장을 대놓고 밝히게 되자 갑작스레 분위기는 돌변했다. 시 주석의 방북 결행에 대한 ‘견제구’나 다름없는 직설화법에 ‘다 된 밥’을 먹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심하게 된 것. 사실 중국이 비핵화 추진을 망설이는 북한의 ‘뒷배’라는 점을 트럼프 대통령이 꼭 집어 지적하는 상황에서는 별반 선택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더구나 무역전쟁으로 인해 수세에 몰리는 듯한 양상을 보이는 형국에서는 방북 결행 카드를 재검토하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리잔수
8일 시진핑 총서기 겸 주석의 특별대표로 평양을 방문, 북한의 9·9절 행사에 참석할 리잔수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장. 그의 평양 파견을 중국의 일부 오피니언 리더들은 ‘신의 한 수’로 평가하고 있다. /제공=신화(新華)통신
결국 중국은 고심 끝에 4일 시 주석의 최측근이자 당정 권력 서열 3위인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국회에 해당) 상무위원장을 8일 평양에 특별대표로 파견한다는 발표를 하지 않으면 안 됐다. 서슬 퍼런 트럼프 대통령의 말에 꼬리를 내리게 된 격인 중국과 시 주석의 입장에서는 굴욕일 수도 있다. 미국에 당당하게 “노!”라고 말하면서 맞서야 한다는 상당수 애국주의적 중국인들에게도 충격적인 결정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 적지 않은 중국인들은 이번 결정에 미국은 물론 당국에 대한 분노 내지는 실망감을 숨기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결정은 중국이 무작정 믿을 수 있는 뒷배가 아니라는 메시지를 북한에 보내는 효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 무역전쟁 해결을 위한 차원에서 미국에 대한 화해의 제스처로도 읽혀질 수 있다. 이는 한반도 정세와 북미, 중미 관계에 다 좋은 ‘다중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것이다. 체면보다는 국익을 더 우선시해야 한다는 입장의 일부 중국 오피니언 리더들이 시 주석을 대신한 리잔수 상무위원장의 방북 결정을 “절묘한 신의 한 수”라면서 나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도 다 이 때문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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