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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삼성도 위협하던 대만 HTC 파산 직면

한때 삼성도 위협하던 대만 HTC 파산 직면

기사승인 2018. 09. 11.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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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애플, 중국 브랜드에 밀려 동네북
한 때 삼성은 말할 것도 없고 애플까지 잡겠다고 호언장담했던 대만의 HTC가 이들 투톱의 건재와 중국 브랜드의 급부상에 따른 경쟁력 약화로 속절없이 몰락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글로벌 시장을 호령하다 지금은 존재조차 미미해진 모토롤라, 노키아 등과 같은 신세가 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HTC
상하이(上海) 시내 지하철에 설치된 대만 HTC의 광고 로고. 분위기가 기업의 현 상황을 말해주듯 어두워 보인다. /제공=징지르바오(經濟日報)
글로벌 ITC(정보통신기술) 업계 사정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의 11일 전언에 따르면 불과 5∼6년 전까지만 해도 HTC는 잘 나갔다. 삼성, 애플과 비교되면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시장 2위까지 기록한 바 있다. 전체 글로벌 시장에서는 5위였다.

하지만 기술개발 소홀, 고급 인력의 이탈 등 악재로 큰 타격을 받은 지금은 실적을 입에 올리기가 민망한 수준이다. 8월 매출액만 살펴봐도 그렇다. 13억8800만 대만 달러(506억원)를 기록, 전년 동기 대비 77%나 줄어들었다. 이는 2003년 9월 이후 15년 만의 최악적 기록이다. 2분기에만 20억9000만 대만달러를 기록한 영업손실은 더욱 참담하다. 극적인 반전이 없는 한 올해 영업손실 100억 대만달러 돌파도 목전에 두고 있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아예 의미가 없다고 해야 한다. 올해 1분기에 고작 0.3%만 기록했을 뿐이다. 이 정도 되면 시장에서는 완전히 동네북이나 마찬가지다. 올해 2월 연구개발(R&D) 인력 약 2000명을 11억 달러에 구글에 넘긴 것도 다 까닭이 있다고 해야 한다.

문제는 향후 상황이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삼성과 애풀의 위세가 여전한데다 샤오미(小米), 화웨이(華爲), 오포 등 중국 브랜드의 경쟁력이 더 강해질 개연성이 농후해진 탓이다. 이와 관련, 베이징의 ICT 평론가 저우잉(周穎) 씨는 “HTC에게는 대만 자체 시장이 작은 것이 치명타가 됐다. 내수 시장에서 경쟁력을 더 키웠다면 상황이 악화돼도 내성이 생길 수 있었겠지만 그렇지 못했다. 더 이상 방법이 없는 것 같다”면서 HTC가 시장에서 도태되는 것은 시간 문제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분위기 역시 조만간 파산이 도래할 것이라는 느낌을 주고 있다. 9월 말에 현재 인력 6450명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1500명이 해고된다는 소식이 기정사실이 되고 있으니 그럴 수 밖에 없다. 그래서일까. 벌써부터 이직 준비를 하는 고급 인력들도 상당수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전에 미리 이탈한 인력도 많다. 세상에 영원한 것이 없다는 말은 사면초가의 위기에 몰린 HTC에게는 정말 딱 들어맞는 진리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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