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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홍형숙 집행위원장 “DMZ서 남북영화 동시상영하는 날 오겠죠”

[인터뷰] 홍형숙 집행위원장 “DMZ서 남북영화 동시상영하는 날 오겠죠”

기사승인 2018. 09. 12.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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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형숙 DMZ국제다큐영화제 집행위원장/사진=송의주 기자
"다큐멘터리 영화의 새로운 담론과 경향을 주도하는 영화제로 '머스트 플레이스'가 됐으면 해요." 

홍형숙 DMZ국제다큐영화제 집행위원장은 DMZ영화제를 아시아 대표 영화제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올해 10주년을 맞은 DMZ국제다큐영화제는 비무장지대(DMZ)를 배경으로 국내외 다양한 다큐멘터리 작품들을 만나는 무대이자 세계인들과 평화·소통·생명의 메시지를 공유하는 다큐 축제다. 오는 13일부터 20일까지 고양시와 파주시 일대에서 열린다. 

홍 위원장은 지난 2월 공연계 '미투 사태'에 연루돼 물러난 조재현 전 집행위원장의 뒤를 이어 지난달 6일 새로운 수장으로 임명됐다. 이념적 광기에 잡힌 한국사회를 보여준 '경계도시' '경계도시2'를 연출한 그는 한국 다큐멘터리계의 대모로 꼽힌다. 특히 첫 여성 집행위원장으로 어깨가 무겁다. 

"영화제 디자인이 대부분 끝난 상황에서 들어온 탓에 영화제가 안정감 있게 잘 치러질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중심 기조였어요. 여기에 약간의 색채를 넣기 위해 'DMZ영화제의 현안과 비전'을 주제로 한 DMZ 10주년 포럼에 주력했어요. 이는 한국다큐멘터리의 밤과 바로 연결 됩니다. 두 프로그램을 통해 영화인들과 스킨십을 늘리려고 해요."

DMZ국제다큐영화제는 현재 국내영화제 가운데 남한의 최북단에서 열리는 영화제다. 평양에서 3차 남북정상회담이 예정된 상황이라 북한과 평화에 대한 어젠다를 빼놓을 수 없다. 

"DMZ가 영화제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 재호명되고 재해석되고 있어요. DMZ를 문화적 브랜드로 만들고 싶어요. DMZ영화제가 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예를들어 개성공단 폐막식이나 DMZ 남북 영화 동시 상영 등이 대표적이죠. 남북청소년을 대상으로 영상캠프를 열고 DMZ를 넘나들며 DMZ 생태계를 배경으로 공동제작도 하고. 이를 위해 차분하게 로드맵을 그리려고 합니다."

홍 위원장은 새로운 10년을 위해 미래비전 태스크포스(TF) 팀을 꾸렸다. 

"앞으로 DMZ영화제가 해외 다큐 세일즈나 플랫폼을 유치해 네트워킹의 장이 될 수 있도록 할 겁니다. 경기도에 국한됐던 DMZ영화제의 순회상영을 전국으로 확장시켜 영화제가 훌륭한 문화기반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겁니다. 다큐멘터리를 상영할 수 있는 전용관이 없는데 영화제에서 소개된 작품을 전용관에서 볼 수 있다면 멋진 일이 될 거예요."

홍 위원장은 '미투' 파문과 관련해 재발방지 대책을 뛰어넘는, 건강하고 평등한 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는 의지도 전했다. 

"(미투 사태는) 문화적 풍토에 대한 문제입니다. 새로운 프레임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전 감독 모임이 있는데 좀 더 건강하고 평등한 관계 설정을 위한 조항들을 영화제에서 함께 낭독하려고 합니다. DMZ영화제부터 건강한 문화조성에 기여하자는 취지에요. '영화제가 자기혁신을 하고 있구나'라고 느낄 수 있도록 관객들의 응원이 필요합니다."

DMZ국제다큐영화제의 새 화두는 '넥스트, 다음과 비상'이다. 홍 위원장은 "다큐 영화제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새로운 담론을 만들어 내는 거에요. 관객들이 강력하게 새로운 언어에 대한 요청을 하고 함께 이야기할 수 있다면 만드는 사람도 신선한 자극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다음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인들이 영화를 통해 제대로 질문할 수 있다면 관객들이 다큐영화를 찾을 것"이라며 "좋은 영화를 많이 가질수록 우리 삶이 풍요로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영화제 개막작은 네팔 출신 이주 노동자의 삶을 다룬 '안녕, 미누'다. 홍 위원장은 "이주노동자를 주제로 다룬 다큐작품인데 감독의 차분하지만 날카로운 사회통찰이 유독 눈에 띄는 작품입니다. 큰 울림이 있을 거라고 기대하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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