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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못한 중 올드보이 기업들 생사존망 기로에

혁신 못한 중 올드보이 기업들 생사존망 기로에

기사승인 2018. 09. 13.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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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 기업 와하하와 리판지동차가 대표적
최근 중국에 과거의 영광만 곱씹으며 혁신과 변화에 눈을 돌리지 않다 몰락을 자초한 ‘올드보이’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10여 년 전의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훨씬 심각한 파산 열풍이 불고 있는 현실이 이를 반증한다. 더구나 이 같은 경향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중국 경제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재계 정보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의 13일 전언에 따르면 우선 음료 회사로 유명한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 소재의 와하하(娃哈哈) 그룹을 꼽을 수 있다. 한 때 창업자 쭝칭허우(宗慶后·73) 회장이 중국 최고 부호의 반열에 오른 적도 있지만 지금은 과거의 영광이 무색할 만큼 퇴락 조짐을 보이고 있다.

와하하
와하하 본사의 로고와 건물 전경. 혁신 부재로 위기를 자초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공=검색엔진 바이두(百度)
당장 매출액만 들여다봐도 혁신과 변화에 둔감했던 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알 수 있다. 2014년 720억 위안(元·12조2400억원)에 달했지만 해마다 줄어 2016년에는 급기야 455억 위안으로 쪼그라들었다. 2017년에도 최소한 10% 이상 매출이 줄었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더구나 시장 상황도 고려하지 않고 뛰어든 분유, 소매업, 주류 사업 등에서는 처참한 실패를 맛보기도 했다. 모두가 가족경영에 집착한 채 세상이 바뀐 줄 모르고 혁신과 변화에 소홀히 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리판
리판자동차가 한 자동차 전시회에 출품한 차량. 그러나 이런 움직임과는 달리 경쟁력 부재로 퇴출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제공=리판자동차 홈페이지
충칭(重慶)에 본사를 두고 있는 리판(力帆)자동차도 동병상련의 처지라고 할 수 있다. 당장 달콤한 꿀이 좋다는 말처럼 충칭 일대의 넘치는 자동차 수요만 믿고 차량 다양화, 연구개발을 도외시하다 돌이키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2012년에만 20만대 가까이 팔았던 차량 대수가 지금은 10만대도 버겁다면 망하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고 해야 한다.

파산 신청을 하거나 빠른 시일 내에 회사를 매각하는 것이 그나마 대안이라는 자조적인 한탄이 회사 내에서 나오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충칭 일대 주민들이 “자동차의 교체 시기가 빨라지는 지금 같은 시대에는 반려견들도 쳐다보지 않을 차가 바로 리판자동차 제품이다”라는 비난을 퍼붓는 것을 보면 그렇다고 단언해도 좋을 것 같다.

현재 중국 대륙의 곳곳에서는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기업들이 쏟아지고 있다. 반면 시대에 부응하지 못한 채 쓰러지는 한 때의 거인, 올드보이 기업들도 부지기수에 이른다. 지금 중국의 재계 현장은 기업 경영의 정도가 어디에 있는지를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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