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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동 大기자의 이슈진단]주택공급 대안, 도심권 재건축에서 찾아야

[장용동 大기자의 이슈진단]주택공급 대안, 도심권 재건축에서 찾아야

기사승인 2018. 09. 19.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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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동 대기자1
장용동 대기자
서울과 마찬가지로 캐나다 벤쿠버 역시 집값 광풍이 몰아쳐 시민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3~5년 전만 해도 2억원대 중반이던 도시권 타운하우스 가격이 최근 5억~6억원대로 치솟은데다 공급이 급증하고 있는 아파트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가격이 천정부지로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불에 타 폐허가 된 키칠라노 해변의 대지 168평 규모의 주택이 34억원(399만 캐나다 달러)에 초고가 매물로 나와 화제가 될 정도다. 벤쿠버는 세계 140개 주요 도시 가운데 매번 가장 살기좋은 도시에 오를 정도로 생활하기 좋은 선진 쾌적 도시다. 실제로 환경외에 일자리까지 풍부해 지구촌 이민 정착지 가운데 가장 인기 도시로 명성이 높다.

하지만 올해 그 자리를 오스트리아 빈에 내준데 이어 멜버른, 오사카, 캘거리, 시드니 보다 못한 5위권 도시로 추락, 강한 자부심을 가져왔던 벤쿠버 시민들의 상처가 크다. 또 집값 급등과 이에 따른 주거비 부담 증가, 날로 심화되는 교통체증 등이 작용한 탓이라며 강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아울러 중국인들에 대한 배타심도 커지는 분위기다. 매물 확인도 하지 않은채 현금에 10%이상 웃돈을 마구 얹어 매집하는 중국인들로 인해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며 강한 비난을 제기하고 있다. 중국인들이 축적된 부를 바탕으로 일본, 제주도 등지에서 부동산을 사들이는 행태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집값이 급등하면서 새롭게 주거를 시작하는 젊은 층이 도시권내에 거주하지 못하고 밀려난다는 점이다. 월세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주변 지역으로 주거지를 옮길 수밖에 없고 이들이 도시권으로 출퇴근을 하다 보니 교통체증이 날로 극심해질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되풀이 된다는 것이다. 지역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벤쿠버 젊은 직장인들의 월급의 50~60% 정도를 월세로 내야할 정도로 임대료 부담이 크다. 자연히 거주지역은 원거리로 갈수록 넒어지고 교통 체증이 확산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벤쿠버의 집값 급등 후유증은 도시의 성장과 확산 유형이 대체적으로 비슷한 서울의 앞날을 예고한다는 차원에서 참고할 만하다. 2017년이래 급등한 서울 집값이 가져올 후유증이 어떤 것인지 예측가능하다는 얘기다. 우선 도심권내 젊은 층의 거주가 사실상 더 어려워질게 분명하다. 집값 상승에 따른 전월세 가격 상승이 본격화되고 있지않으나 점차 시간이 흐를수록 매매가 상승은 전월세 동반 상승을 불러올 것이다. 이미 서울 아파트 전세금 상승률은 2016년과 2017년 가을 이사철의 2~3 배 수준으로 커지면서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집값이 비싸졌는데 임대료를 낮게 책정해서 받는 것은 상상할수 없다. 향후 주거비 부담이 더욱 커지고 이로 인해 가장 타격을 받는 계층은 자본 축적이 되지않은 젊은 사람들이나 취약 임차계층이 될 것이다.

집값 안정 대책으로 거론되는 도시 외곽지 택지개발도 재고해봐야 한다. 정부는 30만가구의 주택공급을 목표로 그린벨트 등 주변지역의 개발을 서둘고 있다. 하지만 소규모 택지개발은 필연적으로 난개발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기존 도로에 포도송이처럼 주택지를 개발해 연담화시켜 교통체증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할게 뻔하다. 이미 경기도 용인과 의왕, 과천, 하남등지에서 경험하고 있는 바다. 더구나 그린벨트를 응급(?) 주택지로 활용한다는 발상은 최악의 대안일수 있다. 이명박 정부에서 세곡,내곡지구를 보금자리 주택지로 개발한 사례에서 보듯이 연담화만 가속화시킬뿐 게도 구럭도 다 놓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유효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 대안을 마련하는게 정답이다. 후대에 물려줄 멀쩡한 자연을 파고 깎는 과(過)개발보다 도심권 낡은 주택단지를 공급 창구로 활용하는 재건축 활성화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불로소득이나 투기적 행태가 우려된다면 이는 엄하게 법과 세제로 다스리면 된다. 어렵고 밉다고 이를 유예시킨 채 당장 손쉬운 신규택지 개발을 택하는 것은 역사에 죄를 짓는 일이다. 길을 놓고 돌아가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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