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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 ‘위너’는 동남아…“우리에겐 수출 증대 기회”

미·중 무역전쟁 ‘위너’는 동남아…“우리에겐 수출 증대 기회”

기사승인 2018. 09. 19.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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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들이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고관세 부과에 부담을 느끼고 이웃 국가인 동남아시아로 생산기지를 이전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6일 중국 동부 산둥성 칭다오항에 컨테이너선이 정박해 있는 모습. 사진출처=AP,연합뉴스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할수록 동남아시아의 수혜는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들이 무역전쟁에 따른 고관세 부과에 부담을 느끼고 이웃 국가인 동남아로 생산기지를 속속 이전하고 있기 때문. 동남아는 낮은 생산원가, 잘 정비된 제조공장, 중국과의 지리적 근접성 때문에 진작부터 기업들의 호평을 받아 왔던 터. 이 때문에 미·중 무역전쟁의 ‘승자’는 동남아라는 평가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19일(현지시간) 경제학자들 사이에선 ‘무역전쟁의 승자는 아무도 없다’는 말이 나오고 있지만, 그 주장은 틀렸다는 점을 동남아 기업들이 증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무역전쟁의 불안을 못 이기고 중국을 떠나려는 미국 기업들의 목적지로 단연 동남아가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중국 내 미국상공회의소·상하이 주재 미국상공회의소가 지난 13일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중국에 있는 미국 기업 430여 곳 가운데 3분의 1이 생산기지 이전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18.5%가 동남아로 생산기지를 이미 옮겼거나 옮길 계획이라고 답했다. 미국발(發) 대(對)중 관세폭탄을 피하기 위해서다.

미국 유통기업 월마트에 가정용 가구를 납품하는 베트남 가구 생산업체 푸타이는 올해와 내년 수출량이 총 30%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요를 맞추기 위해 푸타이는 생산라인을 업그레이드하고, 공장 2곳을 새로 짓는 데 약 1000만 달러(약 112억원)를 쓸 계획이다. 응우엔시호에 푸타이 부사장은 “미국 수입 업자들로부터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를 대미 수출 증대의 기회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태국 정부는 미·중이 상대국의 해산물을 관세 부과의 표적으로 삼으면서 자국 해산물 산업이 득을 볼 것으로 내다봤다. 말레이시아는 새로운 생산기지뿐만 아니라 미·중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중립국으로서 홍콩·대만 등을 대신해 환적장·배송센터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동남아의 미국 기업 주문량이 미·중 무역전쟁과 함께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태국 전자제품 업체인 ‘스타 마이크로일렉트릭스’ 금융 책임자인 코라타크 위라대차는 “지난해보다 주문이 15% 늘었는데, 이런 추세가 올해 후반에 더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라며 “생산라인을 이곳으로 옮기는 기업들에게서 주문이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에 있는 리스크가 너무 크기 때문에 많은 기업이 공장을 이웃국가로 이전하려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대 경제 강국 간 갈등이 오랫동안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동남아의 미·중 무역전쟁 특수는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아세안 핵심 5개국(싱가포르·말레이시아·태국·인도네시아·필리핀)의 평균 경제성장률은 5.3%로 높게 유지되고 있는데, 이 같은 고(高) 성장세가 더욱 탄력을 받을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마윈 중국 알리바바 그룹 창업자 겸 회장은 18일 투자자 연계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언젠가 물러나고 새 대통령이 나오겠지만 무역전쟁은 계속될 것”이라며 “향후 20년 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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