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지난달 17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송의주 기자songuijoo@
드루킹 김동원씨 일당과 함께 ‘댓글조작’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김경수 경남도지사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이 오는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성창호)에서 열린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지사의 첫 공판준비기일에는 사실상 사실관계가 같은 김 지사의 재판과 기존 드루킹 일당의 재판을 같이 진행할 지 여부를 결정한다. 공판준비기일은 공판기일과 달리 피고인 본인의 출석 의무가 없지만, 이런 점 때문에 김 지사가 이날 출석할 수도 있다.
만약 김 지사의 재판이 김씨 일당의 재판과 같이 진행되면 김 지사에 대한 증거조사 절차는 따로 분리해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김 지사는 재판부가 지정한 날짜만 법정에 출석하고, 다른 날짜 재판은 김 지사 없이 진행될 전망이다.
이는 현직 도지사인 김 지사가 갖는 시간적 부담 때문이다. 김 지사는 한 번 재판받을 때마다 경남 창원 도청에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까지 출석해야 한다. KTX로 2시간 반이 넘는 장거리를 오가면서 도지사 업무 또한 병행해야 한다.
더구나 김 지사 사건의 1심 재판은 드루킹 특검법 제18조에 따라 서울중앙지법 합의부에서 심리해야 해서 관할 재판부를 바꾸기도 어렵다. 기소한 날로부터 3개월 내에 1심 선고를 내야 하기에 재판부 결정에 따라 한 주에 2~3회 재판이 진행될 수도 있다.
드루킹 김씨 일당은 2016년 4월부터 지난 3월21일까지 킹크랩 프로그램으로 네이버·다음 등 포털사이트에 게시된 기사 8만1600여개의 댓글 141만600여개에 총 9971만1700여차례 공감·비공감 클릭 버튼을 조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검찰이 기소한 기사 500여건의 댓글 1만6000여건에 공감·비공감 184만여건을 클릭한 혐의도 받는다.
김씨 일당은 앞서 지난 6일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특검팀이 주장하는 사실관계를 모두 인정했다. 반면 김 지사는 수사부터 기소에 이르기까지 댓글조작을 승인한 적 없고, 킹크랩에 대해서도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어 김 지사 측과 특검팀의 치열한 공방이 앞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