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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평양정상회담]남북 정상, 백두산 동행…“천지 물 마르지 않도록 새 역사 쓰자”

[남북 평양정상회담]남북 정상, 백두산 동행…“천지 물 마르지 않도록 새 역사 쓰자”

기사승인 2018. 09. 20.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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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일반 국민도 백두산 관광하는 시대 올 것이라 믿어"
金 "많은 남측 인원·해외동포들까지 백두산 봐야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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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정상회담 사흘째인 20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백두산 정상인 장군봉에 올라 손을 맞잡아 들어올리고 있다. / 평양사진공동취재단
평양공동취재단·주성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2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와 평양정상회담 마지막 일정인 백두산 방문을 함께 했다. 문 대통령의 백두산 방문은 당초 예정에 없던 일정으로 전날 백화원 영빈관에서 열렀던 2차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의 전격적인 제안에 따라 마련됐다.

두 정상 내외는 이날 오전 9시 30분경 백두산 천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장군봉에 동시 도착했다. 두 정상 내외는 장군봉 도착 후 바로 천지가 내려다 보이는 위치로 이동해 담소를 나눴다.

김 위원장은 “중국 쪽에서는 천지를 못 내려가지만 우리는 내려갈 수 있다”며 “(그래서) 중국 사람들이 부러워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 “국경이 어디냐”고 묻자 김 위원장은 왼쪽부터 오른쪽까지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것으로 답변을 대신한 후 “백두산에는 사계절이 다 있다”고 부연했다.

김 위원장 부인 리설주 여사도 “만병초가 만발하는 7~8월이 제일 좋다”며 백두산 가이드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리 여사는 “백두산에는 용이 살다가 올라갔다는 말도 있고 아흔아홉 명의 선녀가 물이 너무 맑아서 목욕하고 올라갔다는 전설도 있는데, 오늘은 또 두 분께서 오셔서 또 다른 전설이 생겼다”며 재치있는 설명도 곁들였다.

또 리 여사가 “우리나라 옛말에 백두에서 해맞이를 하고, 한라에서 통일을 맞이한다는 말이 있다”고 말하자 김 여사는 “한라산 물 갖고 왔다. 천지에 가서 반은 붓고 반은 백두산 물을 담아가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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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가 20일 오전 백두산 천지에서 서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김 위원장도 지지 않았다. 문 대통령이 “한라산에도 백록담이 있는데 천지처럼 물이 밑에서 솟지 않고 그냥 내린 비로만 돼 있어서 좀 가물 때는 마른다”고 설명하자 김 위원장은 “백두산 천지에 새 역사의 모습을 담가서, 백두산 천지의 물이 마르지 않도록 이 천지 물에 다 담가서 앞으로 북남 간의 새로운 역사를 또 써 나가야겠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천지가 내려다 보이는 장군봉 일대를 둘러본 후 “(남측에서)한창 백두산 붐이 있어 우리 사람들이 중국 쪽으로 백두산을 많이 갔지만, 그때 나는 중국으로 가지 않겠다, 반드시 나는 우리 땅으로 해서 오르겠다 다짐했었다”며 “그런 세월이 금방 올 것 같더니 멀어져서 영 못 오르나 했었는데 (김 위원장 덕분에) 소원이 이뤄졌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이제 첫걸음이 시작됐으니 이 걸음이 되풀이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오게 되고, 남쪽 일반 국민들도 백두산으로 관광 올 수 있는 시대가 곧 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분단 이후 남쪽에서는 (백두산이) 그저 바라만 보는 그리움의 산이 됐다”며 “오늘은 적은 인원이 왔지만 앞으로는 남측 인원들, 해외동포들 와서 백두산을 봐야 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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