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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평양정상회담]남북정상 백두산서 맞손 번쩍 “새 역사 쓰자”(종합)

[남북 평양정상회담]남북정상 백두산서 맞손 번쩍 “새 역사 쓰자”(종합)

기사승인 2018. 09. 20.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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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장군봉→천지 방문, 마지막 '피날레'
서울 답방 때 한라산 방문 제안
김 위원장 "제가 사진 찍어드리겠다" 파격제안에 웃음꽃
리설주 여사 "두 분이 이제 백두산 전설 될 것"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
평양정상회담 사흘째인 20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백두산 정상인 장군봉에 올라 손을 맞잡아 들어올리고 있다. / 평양사진공동취재단
평양공동취재단·박지숙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일 ‘민족의 영산’ 백두산 정상에 올랐다. 두 정상은 평양남북정상회담 마지막날인 이날 오전 천지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백두산 장군봉에 올라 손을 맞잡고 환하게 웃었다.

남북 정상이 나란히 백두산에 오른 것은 사상 처음이다. 백두산 트레킹은 이번 평양정상회담에서 ‘최초의 역사’를 거듭 쓰고 있는 문 대통령 방북 일정의 최고의 ‘피날레’로 장식됐다. 특히 하늘이 허락한 사람만이 천지를 본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맑은 날을 손에 꼽는 백두산은 이날 구름 한 점 없는 맑고 높은 가을하늘을 허락했다.

김 위원장은 천지를 내려다보며 “중국 사람들이 부러워한다. 중국 쪽에서는 천지를 못 내려간다. 우리는 내려갈 수 있다”라고 했고, 문 대통령은 “국경이 어디입니까?”라고 물었다. 김 위원장이 왼쪽부터 오른쪽까지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백두산에는 사계절이 다 있다”고 설명하자, 옆에 있던 리 여사가 “7~8월이 제일 좋다. 만병초가 만발한다”고 거들었다. 문 대통령은 남쪽 끝 영산인 한라산이 생각난 듯 “한라산에도 백록담이 있는데 천지처럼 물이 밑에서 솟지 않고 그냥 내린 비, 이렇게만 돼 있어서 좀 가물 때는 마른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백두산 천지에 새 역사의 모습을 담가서, 백두산 천지의 물이 마르지 않도록 이 천지 물에 다 담가서 앞으로 북남 간의 새로운 역사를 또 써나가야겠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이번에 제가 오면서 새로운 역사를 좀 썼지요. 평양 시민들 앞에서 연설도 다하고”라고 말했다. 그러자 리 여사가 “(어제) 연설 정말 감동 깊게 들었다”고 말했다.

특히 리 여사는 문 대통령 부부를 향해 “백두산에 전설이 많습니다. 용이 살다가 올라갔다는 말도 있고, 하늘의 선녀가, 아흔아홉 명의 선녀가 물이 너무 맑아서 목욕하고 올라갔다는 전설도 있는데, 오늘은 또 두 분께서 오셔서 또 다른 전설이 생겼습니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오늘 천지에 내려가시겠습니까?”라고 묻자, 문 대통령은 “천지가 나무라지만 않는다면 손이라도 담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천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도중 감격한 듯 “여긴 아무래도 위원장과 함께 손을 들어야겠다”고 김 위원장의 손을 번쩍 들어 올려 포즈를 취했다. 그러자, 함께 사진을 찍던 김·리 여사와 주변에 있던 공식수행원과 북측 고위관계자들이 모두 박수치며 크게 웃었다.

김 위원장은 또 “대통령님 모시고 온 남측 대표단들도 대통령 모시고 사진 찍으시죠?”라며 “제가 찍어드리면 어떻습니까?”라고 파격적인 제안을 하기도 했다. 이에 수행원들은 놀라며 “아이고 무슨 말씀을…”이라고 크게 웃었다.

문재인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전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백두산 천지를 산책하던 중 천지 물을 물병에 담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 김 위원장 서울 답방 때 ‘한라산 등반’ 제안…대통령 내외 천지물 담아가기도

특히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때 한라산 방문을 하자는 이야기도 나왔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은 “이번에 서울 답방 오시면 한라산으로 모셔야 되겠다”고 했고, 문 대통령도 “어제, 오늘 받은 환대를 생각하면, 서울로 오신다면 답해야겠다”고 호응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도 나서며 “한라산 정상에 헬기 패드를 만들겠다. 우리 해병대 1개 연대를 시켜서 만들도록 하겠다”고 거들자, 좌중에 웃음이 터졌다.

리 여사는 “우리나라 옛말에 백두에서 해맞이를 하고, 한라에서 통일을 맞이한다는 말이 있다”고 하자, 김 여사는 물이 반쯤 담긴 500ml 생수병을 들어 보이며 “한라산 물 갖고 왔다. 천지에 가서 반은 붓고 반은 백두산 물을 담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 여사가 천지 물을 담을 때 리 여사는 코트자락이 물에 닿지 않도록 옷을 붙잡아줬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흐뭇해하며 이 모습을 사진 찍는 장면이 취재진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김정숙 여사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20일 오전 백두산 천지를 산책하던 중 천지 물을 물병에 담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부인인 리설주 여사가 코트 끝자락이 물에 닿지 않도록 잡아주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이 모습을 흐뭇하게 사진에 담고 있다./평양사진공동취재단
두 정상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안보원장 등 우리 측 수행원들과도 기념촬영을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재웅 쏘카 대표, 최태원 SK회장, LG 구광모 회장,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등 등반에 동행한 기업인 특별수행단도 천지를 배경으로 단체사진을 찍었다.

북측에서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노광철 인민무력상,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 조용원 노동당 조직지도부 부부장이 백두산에 함께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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