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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안전모 착용 실효성 논란에 관심 밖 된 ‘자전거 음주운전’

[취재뒷담화]안전모 착용 실효성 논란에 관심 밖 된 ‘자전거 음주운전’

박병일 기자 | 기사승인 2018. 09. 2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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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자전거안전모) (1)
자전거 안전모 착용 의무화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지속되면서 정부가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자전거 음주운전 문제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뒷전으로 밀리고 있습니다.

지난 3월 공포된 자전거 음주운전과 안전모 착용 의무화 내용이 포함된 도로교통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이달말 시행될 예정이지만 국민들의 모든 관심은 자전거 안전모 의무화 실효성 논란에 쏠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개정안이 공포됐을 때부터 세간에서는 안전모 착용이 의무화 됐음에도 이를 처벌할 규정이 없는데다, 일상에서 짧은 시간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에게 안전모를 쓰게 하는 것이 현실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일었습니다. 논란은 증폭돼 6개월이 넘도록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모습입니다.

이런 현상으로 자전거 정책을 담당하고 있는 행정안전부는 고민이 커졌습니다. 행안부는 자전거 안전모 의무화가 논란의 대상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홍보가 된 반면, 정작 벌금이나 구류·과료 처벌을 받는 자전거 음주운전 금지 개정안은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며 전전긍긍하는 분위기입니다.

행안부 관계자는 “처벌 규정이 명확히 정해진 자전거 음주운전 금지 결정이 국민들에게 더 많이 홍보되어야 하는데 안전모 이슈로 그렇지 못해 안타깝다”고 설명했습니다.

자전거 음주운전은 생각보다 심각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자전거 음주운전 현황이 공식적으로 집계되고 있지 않지만 몇몇 조사들을 보면 그 심각성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대한의학회지와 부천성모병원 황세환·이중호 교수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19세 이상의 자전거 이용자 4833명 중 586명(12.1%)이 자전거 음주운전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경찰청의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 10명 중 8명 이상이 자전거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을 정도입니다.

실제로는 이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 음주운전을 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한강공원에서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을 보면 일부는 술 냄새가 나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장거리 자전거를 타고 갈증을 달래기 위해 맥주를 마시는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특히 자전거 음주운전은 50대 이상에서 더 많이 나타납니다. 50~59세의 연령대에서는 10명 중 1.5명이, 60~69세와 70세 이상의 연령대에서는 1.9명과 1.8명이 자전거 음주운전 경험이 있었습니다.

자전거 안전모 의무화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자전거 음주운전의 문제를 알려야 하는 행안부의 고민은 커지는 중입니다. 하지만 자전거 안전모 논란을 해결할 대책을 행안부가 내놓기도 힘든 현실입니다.

현재로서는 국회에서 관련 법안에 예외 조항을 넣는 개정작업이 이뤄져야 논란이 잠잠해 질 듯 합니다. 자전거 안전모 착용 의무화 논란과 관련해 이런저런 시도가 있었지만 실효성 문제를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 예로 서울시가 공용자전거 ‘따릉이’ 이용자를 위해 공용안전모를 비치하는 시범사업을 시작했지만 비치된 공용안전모의 상당수가 분실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고, 안전모 의무화 예외 사항 논의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습니다. 장기적으로 처벌규정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조금 더 세심한 법제화 노력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행안부는 개정안 공포 이후 자전거 음주운전의 문제점을 알리고 안전모 착용 관련 거리캠페인 등을 펼쳐왔습니다. 하지만 안전모 의무화 실효성 논란이 일면서 상대적으로 안전모 의무화를 알리는데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만 앞으로 자전거 음주운전의 문제를 알리는데 더욱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행안부 관계자는 “자전거 음주운전 벌칙 규정에 대해 국민들이 더 많이 알 수 있도록 홍보 등의 활동을 강화 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몇일 후면 자전거 음주운전을 하다 단속에 걸리면 혈중알코올농도 0.05% 이상인 경우 범칙금 3만원이 부과되고, 음주측정에 응하지 않을 경우 10만원의 범칙금이 부과됩니다. 이 또한 단속 과정에서 많은 실랑이가 벌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동안 너무나 아무렇지 않게 술을 마시고 자전거를 타던 문화가 하루아침에 바뀌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안전무시 관행을 없애는 것이 ‘안전 한국’의 시작이라고 생각하는 정부의 노력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민들이 관행적으로 행하던 안전 무시 관행을 없애는데 동참하지 않는다면 정부의 노력은 빛을 보지 못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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