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북미관계 ‘전쟁상태서 평화체제로’ 신패러다임 전환 의지 제시

트럼프 유엔총회 연설 "전쟁의 망령을 대담하고 새로운 평화 추구로 대체"
북 완전한 비핵화 통한 정전협정, 평화체제 달성 의지 표명
북·미 비핵화 협상 방법론 '대담하고 새로운 추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5일 유엔총회 연설은 북·미 관계가 ‘전쟁 상태에서 평화체제로’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줬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전쟁의 망령을 대담하고 새로운 평화의 추구로 대체하기 위해 북한과 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 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주최 오찬 건배사를 하는 모습.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나의 어조(ton)는 1년 전과는 ‘다소 달랐다’면서 북·미 관계에 엄청난 진전이 있다고 말했다./사진=뉴욕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5일 유엔총회 연설은 북·미 관계가 ‘전쟁 상태에서 평화체제로’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줬다.

북한 관련 부분은 출범 2년 남짓한 트럼프 행정부의 업적을 짧게 언급한 후 곧바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약 2분 동안 차분한 어조로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조치와 북·미 관계의 변화를 설명하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감사한다고 했다.

지난해 유엔총회 데뷔 연설에서 김 위원장을 향해 “로켓맨이 자살 임무를 하고 있다”며 ‘북한의 완전한 파괴’를 언급하면서 5분 동안 비판할 때와 180도 달라진 분위기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주최 오찬 건배사에서도 김 위원장에 대한 나의 어조(ton)는 1년 전과는 ‘다소 달랐다’면서 북·미 관계에 엄청난 진전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가 알겠느냐’라는 말이 있듯이 여러분이 아주 훌륭한 결과를 보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전쟁은 아니더라도 무역분쟁과 각종 충돌 등 많은 문제가 내년에는 사라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연설에서 김 위원장 대신 “혼란과 죽음, 파괴의 씨를 뿌린” ‘부패한 독재’ 이란 지도자들에게 대화의 문이 열려있다고 시사하는 듯했다.

◇ “전쟁 망령을 대담하고 새로운 평화 추구”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전쟁의 망령을 대담하고 새로운 평화의 추구로 대체하기 위해 북한과 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유엔총회 연설은 전 세계를 향해 미국의 큰 외교 방향을 공표하는 성격을 지닌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이 같은 성격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30분 동안 북한·이란·시리아·중국·미국 무역정책·베네수엘라 등 미국의 당면 외교 문제를 총망라해 언급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 망령 없는 새로운 평화 추구’는 전날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100분 동안 진행된 ‘친구’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전달받은 데 대한 ‘화답’ 성격을 띠면서 김 위원장과의 담판으로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체제를 달성하겠다고 국제사회에 선언한 것과 다름이 없다.

◇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통한 한반도 항구적 평화 달성, 트럼프 대통령 의지 표명

‘전쟁의 망령’은 지난해 북핵 위기가 고조됐을 때의 전쟁 위험성뿐 아니라 휴전 상태인 한국전쟁을 언급하는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평화 추구’는 북·미 비핵화 대화를 통해 전쟁 상태에 있는 남북과 북·미 관계를 영구적 평화체제로 전환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결국 자신의 첫 임기인 2021년 1월을 시한으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 한국전쟁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달성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 표명인 셈이다.

◇ 북·미 비핵화 협상 방법론 ‘대담하고 새로운 추구’

‘대담하고 새로운 추구’라는 표현은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비핵화 협상 방법론에 해당한다.

현 북·미 간 협상은 실무단계에서 먼저 구체적 내용을 합의한 뒤 단계적으로 주고받기를 해 나가던 기존의 ‘바텀 업(상향식)’과 달리 최고 의사 결정권자인 정상들이 직접 담판을 통해 엉킨 실타래를 풀어나가는 ‘톱 다운(하향식)’식으로 전례가 없다.

하지만 북한이 원하는 상응 조치인 ‘종전선언’에 대해 아직 트럼프 대통령이나 행정부가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어 핵·미사일 및 시설 리스트 제출 등 미국이 원하는 ‘올바른 여건’이 충분히 조성되지 않은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우리는 서두를 게 없다”고 한 데 이어 이날 연석에서도 “해야 할 일들이 많이 남아 있다”며 제재는 비핵화가 이뤄질 때까지 유지될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