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차 북·미회담 시동… 커지는 비핵화 기대감

북·미 간 2차 정상회담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4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과 뉴욕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연 후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장소와 시간을 논의 중이며 곧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메시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한·미 정상은 81분간 회담을 가졌는데 문 대통령은 “북한의 핵 포기는 북한 내부에서도 되돌릴 수 없을 만큼 공식화됐다”며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조기에 만나 비핵화를 조속히 끝내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고 전했다. 청와대는 이날 회담에서 ‘종전선언’과 북·미회담 일정이 깊이 논의됐다고 확인했다. 이 정도면 2차 북·미 회담은 사실상 성사됐다고 봐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유엔총회 연설에서도 “전쟁의 망령을 대담하고 새로운 평화의 추구로 대체하기 위해 북한과 대화하고 있다”며 “김 위원장의 용기와 그가 취한 조치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1년 전 유엔 연설에서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겠다고 했던 것과 180도 달랐다.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우리는 특정한 시설과 무기 시스템들에 관해 이야기해 왔고 현재도 대화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은 빠르면 10월에라도 열릴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11월에 있을 중간 선거를 의식하고 있는데다 북한도 미국으로부터 종전선언이라는 가시적 성과물을 얻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회담 장소도 워싱턴이나 평양, 혹은 판문점 등이 거론되고 있을 정도다. 2차 북·미회담이 열린다면 문 대통령이 ‘중재자’ 역할을 잘 하고 있음이 입증되는 것이다.

북·미 정상이 만난다고 해서 종전선언과 비핵화가 당장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다. 양국간 줄다리기도 격화될 것이다. 미국은 비핵화까지 대화·압박 전략을 추구하되 대북제재를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종전선언도 조심스럽게 접근할 것이다. 따라서 2차 북·미회담이 열매를 맺으려면 양 정상의 통큰 결단이 있어야 한다. 상대방에게 신뢰감을 주고, 비핵화의 구체적 로드맵이 나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