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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물괴’ 김명민 “韓 최초 크리처 사극, 다양한 시도 계속 돼야”

[인터뷰] ‘물괴’ 김명민 “韓 최초 크리처 사극, 다양한 시도 계속 돼야”

기사승인 2018. 10. 02.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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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괴' 김명민/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장르불문하고 믿고 보는 연기를 펼쳐온 김명민. 그가 국내 최초 토종 크리처 사극으로 돌아왔다. 

영화 '물괴'는 중종 실록에 짤막하게 등장하는 물괴의 기록에서 부터 출발해 상상력을 넓혀간 국내 최초 크리처 사극이다. 영화가 만들어지기까지 모험과도 같은 시도에 대한 우려도 컸지만 '물괴'는 완성도 높은 CG를 자랑하며 해외 유수의 영화제 초청은 물론 미국, 중국, 영국 및 아시아 주요 국가와 유럽에 선 판매 돼 세계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런 영화가 만들어지기가 쉽지 않아요. 저 역시 시나리오를 재밌게 봤지만 제작비도 만만치 않고 잘 만들어야 본전이기에 상당한 모험이라고 생각했어요. 이미 우리나라 관객들의 눈높이는 꽤 높아져있고, 아무리 국내 CG가 발전했다고 해도 그 이상의 것을 만들 수 있을까하는 걱정도 있었고요. 그렇지만 저는 계속 이런 시도가 있어야한다고 생각해요. 크리처 무비의 한 획을 그은 '괴물' 이후 많은 크리처 물들이 제작됐지만 '괴물'을 잇는 성과는 없었어요. 그렇다보니 한국에서 크리처 장르의 불모지다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는데, 한국영화의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중종 실록을 토대로 한 토종 크리처무비에 대한 자부심도 있고 결과와 관계없이 제작에 참여한 분들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어요."

CG로 완성된 '물괴'는 물괴의 세심한 표정까지 스크린에 담아내며 놀랍도록 발전해온 한국영화의 CG기술을 보여준다.

"제 연기가 물괴한테 밀린 것 같은데, 정말 잘해줘서 기분이 좋아요. 물괴의 형상이나 표정 이런것도 어느 정도 디테일하게 나올지 모르고 상상으로 연기했는데 실제로 보니 더 혐오스럽고 공포스러웠요. 이제 한국CG도 많이 좋아져 할리우드 수준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물괴를 상상에 의존해서 블루스크린 앞에서 연기하는 일은 연기본좌로 불리는 그에게도 곤욕이었다. 상대의 리액션 없이 감정의 수위를 조절하고 연기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시종일관 모든게 처음이었죠. 솔직히 너무 힘들었고, 민망한 적도 많았어요. 마지막 싸움 신은 정말 길게 찍었는데 이쪽, 저쪽으로 구르면서 혼자 다했어요. 스태프들이 보는 가운데 부끄럽더군요. 모니터를 원래 잘 안보지만 그 신 찍고 나서는 근처도 안갔어요.(웃음) 무엇보다 힘든 것은 호흡을 같이 나눌 수 없다는 거예요. 괴수가 등장하고 블루스크린에 의존해서 찍은 작품들을 보면 드라마의 밀도가 느슨하다는 느낌이 드는데, 상상력에 의존하다 보니 그럴 수밖에 없더라고요. 저도 그걸 아니까 드라마가 최대한 밀도 있게 나와야한다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했지만, 한계는 있더라고요."

김명민은 관객들이 '물괴'를 보면서 '조선명탐정' 시리즈를 떠올릴까봐 우려해 극중 오른팔로 나온 김인권과 적절한 분배로 호흡을 맞춰나갔다고도 했다.

"시나리오를 보면 초야에서 은둔생활 하는 것부터 시작되는데 '조선명탐정'과 비슷한 부분이 있었어요. 과거 신분을 숨기기 위해 너스레떨고 허당기가 더 다분했는데 하면 안 될 것 같아서 빼버렸어요. 김인권씨가 감초 같은 역을 워낙 잘하시니까 모든 몫은 김인권 씨에게 주고 철저한 분담을 했어요. 저는 충직한 신하지만 어떤 사건으로 궁을 떠나고 이후 딸과 나라를 지키기 위해 한양 가는 모습이 발화되지 않도록 최대한 톤앤매너를 유지하려고 하면서 연기했어요." 

김명민은 딸로 나온 혜리에 대한 칭찬도 빼먹지 않았다. 첫 스크린 도전에 나선 그에 대해 잠재력 있는 배우라며 치켜세우기도 했다. 

"첫 영화에 대한 부담도 컸을텐데 잘 녹아드려고 애를 쓰는 모습이 보기 좋았어요. 연기를 잘한다 못한다 평가가 내려지기전에 제 기준은 배우의 자세예요. 혜리는 현장 오는 자세가 좋아요. 제가 혜리 가능성을 높이 사는건 그런 기본적인 자세 때문이예요. 혜리는 생각보다 뱃심도 좋고 힘이 좋아서 어쩔때는 '나보다 커?' 할정도로 목소리가 우렁차요. 사극해도 잘 어울리는 목소리죠. 톤이라는걸 아직 잘 모르니까, 만지면 얼마든지 다른 역할도 잘 해낼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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