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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 냄새 때문에 58억원 들여 암수 5300여 구루 뽑혔다.

은행나무 냄새 때문에 58억원 들여 암수 5300여 구루 뽑혔다.

기사승인 2018. 10. 08.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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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주 의원 “산림청, 나무은행 연계·약제개발 등 해결방안 모색 관리해야”
2-자 박완주의원
박완주 의원
최근 5년간 ‘악취’ 때문에 교체·제거된 은행나무 가로수가 모두 5300여 그루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여기에 투입된 혈세만 57억9000만원에 이른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박완주 의원(더불어민주당, 충남 천안을)이 산림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최근 5년간 은행나무 악취로 인한 교체·제거사업 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광주, 세종, 충남, 전남, 경남, 제주를 제외한 11개 광역자치단체에서 은행나무 제거 사업을 시행했다.

이로 인해 제거된 은행나무 암그루는 총 5328본으로 예산은 57억9236만원이 소요됐다. 한 그루당 평균 약 108만원이 소요된 것이다.

지역별로 보면 대전시가 1526본으로 가장 많고 대구시가 1249본, 울산시가 857본, 서울시가 590본으로 뒤를 이었다.

은행나무는 국내에서 가장 많이 식재된 가로수 수종이다. 2016년 말 기준, 전국 가로수 735만3000본 중 은행나무가 약 101만2000본으로 약 13.8%를 차지한다. 하지만 수그루와 달리 암그루의 경우 가을철 열리는 은행열매의 악취로 인해 전국 여기저기서 뽑히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은행나무 암그루가 뽑히고 나서, 다른 곳에 식재되지 않고 단순 폐기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은행나무를 교체·제거한 대전시의 경우, 최근 5년간 뽑은 은행나무 1526본 전량을 폐기처분했다. 서울시는 10그루 중 6그루 꼴, 대구시는 10그루 중 2그루 꼴로 폐기했다.

반면 울산시의 경우 857본의 은행나무 암그루 전량을 완충녹지·공원 등에 식재해 이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지자체별 처리방식이 제각각인 가운데, 가로수 등 산림자원을 총괄하는 주무부처인 산림청의 역할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현행 ‘산림자원법’에 따르면 가로수 조성·제거·재이식 등과 관련된 승인은 모두 지방자치단체의 소관이다. 하지만 산림청의 경우, 매년 지역균형특별회계로 ‘가로수 조성 사업’예산을 지자체에 지원하고 있으며, 지자체로부터 해마다 가로수 관리·조성 등과 관련한 실적을 보고받고 있다.

박완주 의원은 “산림자원 보호나 예산낭비 방지 측면에서 주무부처인 산림청의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며 “산림청이 2011년부터 버려지는 수목을 재활용하는 ‘나무은행’ 사업을 시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은행나무가 폐기처분 되는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나무은행 사업과의 연계뿐만 아니라 조기낙과·관련 약제개발 등을 통해 은행나무를 최대한 보호할 수 있도록 산림청의 주도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며 “단 며칠간의 불편함 때문에 소중한 자원을 잃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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