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국감]‘5·24 조치 해제 검토’ 날선 공방

강경화, 외통위 국감 답변 논란
“관계부처와 검토중” 발언했다 “검토하고 있을거란 뜻” 진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열린 2018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핵 폐기와 제재 해제와 관련한 질의를 듣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0일 5·24 조치 해제와 관련해 “관계 부처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천안함 폭침 사건에 대응한 5·24 조치가 시행 8년여 만에 폐지 수순을 밟게 될지 주목된다.

강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같이 답했다. 강 장관은 ‘5·24 조치를 해제할 용의가 있느냐’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질문에 “관계 부처와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금강산 관광과 같은 대북 관광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가 아니라 5·24 조치에 따라 막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강 장관은 “많은 국민들이 관광할 수 있는 기회가 하루 속히 왔으면 좋겠다”면서 다만 “본격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자금이 들어가는 부분과 (안보리) 제재가 관련이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박병석 민주당 의원의 5·24 조치와 관련된 후속 질의에 “관계 부처로서는 이것(해제)을 늘 검토하고 있을 것이라는 차원에서 말씀드린 것”이라며 “범정부 차원에서 논의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강 장관은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 질의에 “5·24 조치는 중요한 행정명령인 만큼 정부는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지, 범정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것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김무성 한국당 의원은 “주무 부처인 통일부도 해제 발언을 아직 안 했는데 함부로 이런 발언을 해도 되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주선 바른미래당 의원은 “오전 답변 내용과 오후 답변 내용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강 장관의 이날 ‘5·24 조치 해제 검토’ 발언은 당장 해제를 검토한다기보다는 대북제재가 풀릴 때를 대비한 준비 차원으로 보인다.

외교부는 이날 오후 출입기자단에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5·24 조치 해제와 관련해 “현 단계에서 정부 차원의 본격적인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5·24 조치를 포함한 대북제재는 비핵화 등 여건이 조성되는 데 따라 검토해야 할 사항”이라며 당장 해제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1일 예정된 외통위 통일부 국감에서도 5·24 조치 해제 문제가 뜨거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5·24 조치가 해제되더라도 당장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2010년 5·24 조치 시행 이듬해부터 지속적으로 일부 방북과 대북 지원 사업이 허가되는 등 유연화 조치가 이뤄져 신규투자 불허와 교역중단 부분만 유지되고 있어 이 부분은 유엔 안보리 제재라는 더 큰 벽에 막혀 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세계한인민주회의 대표자 회의 인사말에서 “북쪽에 요청했는데 북쪽에서도 북·미 정상회담이 이뤄져서 비핵화에 들어가게 되면 백두산관광도 허용하겠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백두산관광도 이제 얼마 지나지 않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