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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유엔승인 지원 교황, 해방신학 대표 대주교 성인 반열에

한국 유엔승인 지원 교황, 해방신학 대표 대주교 성인 반열에

기사승인 2018. 10. 14.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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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바오로 6세·로메로 대주교 등 7명 시성식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서
바오로 6세, 한국 유엔승인 지원, 김수환 추기경 서임
로메로 대주교, 엘살바도르 군사독재 항거하다 암살
Vatican Saints
프란치스코 교황은 14일 오전(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시성 미사를 열고 교황 바오로 6세와 로메로 대주교 등 7명을 가톨릭의 새로운 성인으로 선포한다. 교황 바오로 6세는 한국이 1948년 8월 15일 정부 수립 후 다음 해 1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3차 유엔총회를 앞두고 유엔의 승인을 획득하려고 할 당시 교황청 국무원장 서리로 재직하면서 각국 대표와 막후교섭을 통해 가톨릭 신자인 장면 박사가 이끈 한국 대표단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그는 또한 1969년 3월 김수환 추기경을 한국 최초의 추기경으로 전격 서임했다. 바오로 6세(오른쪽)과 로메로 대주교의 사진이 13일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 정면의 발코니에 걸려있다./사진=바티칸 AP=연합뉴스
한국과 깊은 인연을 가진 교황 바오로 6세와 중미 엘살바도르의 우파 군사독재에 항거하다 미사 집전 도중 암살당한 오스카 로메로 대주교가 가톨릭 성인 반열에 오른다고 연합뉴스가 14일 보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오전(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시성 미사를 열고 교황 바오로 6세와 로메로 대주교 등 7명을 가톨릭의 새로운 성인으로 선포한다.

이탈리아 출신의 교황 바오로 6세(재위 기간 1963∼1978년)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재개함으로써 라틴어 미사 폐지와 같은 가톨릭 교단의 광범위한 개혁을 완수했다.

그는 한국과의 인연도 각별하다.

교황 바오로 6세는 한국이 1948년 8월 15일 정부 수립 후 다음 해 1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3차 유엔총회를 앞두고 유엔의 승인을 획득하려고 할 당시 교황청 국무원장 서리로 재직하며 각국 대표와 막후교섭을 통해 가톨릭 신자인 장면 박사가 이끈 한국 대표단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신생국인 한국이 유엔의 승인을 받아 국제 사회의 공식 일원으로 자리매김한 것에는 당시 주프랑스 교황청 대사로 훗날 교황 요한 23세로 즉위한 론칼리 대주교와 교황 바오로 6세의 이 같은 노력이 결정적이었다는 것이 외교가의 평가다.

그는 또한 1969년 3월 김수환 추기경을 한국 최초의 추기경으로 전격 서임했다.

교회 상설기구 겸 교황의 자문기구로 전 세계 주교 대표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교회의 나아갈 방향을 논의하는 세계주교대의원회의를 설립한 주인공이기도 한 교황 바오로 6세의 시성식은 공교롭게도 이 회의 기간과 맞물렸다.

유흥식 주교(대전교구장)는 지난 3일 개막한 세계주교대의원회의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명한 대의원 자격으로 참여 중 “바오로 6세는 한국에게는 ‘은인’이나 다름 없다”며 “비단 한국 가톨릭뿐 아니라 한국 현대사에 큰 영향을 준 교황 바오로 6세가 성인으로 추대되는 것은 한국으로서도 매우 뜻깊은 일”이라고 평가했다.

바오로 6세는 그러나 재위 당시 낙태와 인공 피임을 금지하는 가톨릭의 원칙을 확립함으로써 서구 사회의 반발을 낳기도 했다.

로메로 대주교는 1970년대 후반 엘살바도르에서 우파 군사독재에 항거하며 사회적 약자 보호와 정의 구현에 앞장서다 1980년 미사 집전 도중 암살당했다.

로메로 대주교는 사회·경제적 정의를 위해 싸우는 것이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이라고 주장하는 ‘해방신학’의 대표적 인물이다. 이에 로메로 대주교의 시성은 가톨릭 보수파와 엘살바도르 우파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진보적 성향의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3월 로메로 대주교의 시성 계획을 발표하면서 “독재 정권의 억압에 맞서 가난한 사람 가운데 가장 가난한 이들 편에 섰던 성직자는 오늘날 가톨릭 교회의 모델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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