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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부양 필요한 KB금융·우리은행, 자사주 매입 카드 꺼내나

주가부양 필요한 KB금융·우리은행, 자사주 매입 카드 꺼내나

기사승인 2018. 10. 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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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을 앞두고 국내 주요 금융사들의 자사주 매입 움직임이 예상된다. 작년 말부터 은행권 실적이 꾸준히 개선되며 이익은 높아지고 있지만 주가는 오히려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은행권에서도 적극적인 기업설명회(IR)를 통해 주가 부양에 나서고 있지만 효과는 미진하다. 결국 자사주 매입 카드로 주가 부양에 나설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14일 금융권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KB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이 자사주 매입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대신증권·SK증권·한화투자증권 등 다수의 증권사에서는 최근 리포트를 통해 두 회사의 올해 자사주 매입 가능성을 매우 높게 평가했다.

KB금융의 경우 연초 7만원에 육박했던 주가가 최근 5만원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올 상반기 1조915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반기 기준 지주 출범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주가는 실적과 반대로 가고 있다.

이에 윤종규 회장이 자사주 매입 및 IR행사를 적극적으로 개최하며 주가 부양에 나섰지만 효과가 나타나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 윤 회장은 지난 2월부터 5월까지 매월 자사주 1000주를 매입해왔으며 지난 7월에는 취임 이후 처음으로 싱가포르와 홍콩을 방문해 IR을 진행했다.

KB금융이 올해 말 자사주 매입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는 작년 자사주 매입이 실제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KB금융은 작년 11월 주가 부양 전략으로 1년간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고 이후 KB금융의 주가는 6만원대로 올라섰다. 금융권은 올해 11월에 매입기간이 만료되기 때문에 새롭게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자본 여력도 충분히다. 2분기 말 기준 KB금융의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14.6%다. 자본적정성 지표상으로는 과잉자본 상태다. 이는 신한금융(13.0%)·하나금융(12.9%)·우리은행(11.2%)과 비교해도 가장 높다. 각종 규제로 배당성향을 올리기 어려운 상황임을 고려하면 주주가치 제고와 주가부양을 위해 자사주 매입을 검토할 만하다.

우리은행의 경우 내년 초 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주가를 주식매수청구권 매수예정가격보다 높일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자사주 매입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주식매수청구권이란 회사의 합병이나 영업양도 등 주주총회 특별결의사항에 해당하는 사안을 놓고 반대하는 주주가 보유한 주식을 회사에 정해진 가격으로 매수할 것을 청구하는 권리다. 소수 주주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로 회사는 권리가 행사된 뒤 2개월 이내에 주식을 매수해야 한다.

주주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회사는 그만큼의 자본을 준비해야 하므로 자본 부담이 커진다. 만약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주주의 비율이 15%를 넘어간다면 이사회 결의를 거쳐 지분 이전 절차 자체가 중단될 수도 있다. 우리은행의 주가는 12일 종가 기준 1만6150원으로 주식매수청구권 매수예정가격인 1만6079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우리은행은 지주사 전환 이후 당분간 표준등급법이 적용돼 공격적 인수합병(M&A)이 어렵다. 따라서 자본여력에 추가 부담이 될 수 있는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막기 위해서 지금 최대한 주가를 높여야만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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