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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 오브 카드’ 레바논 부동산 시장 붕괴 위험 증가…은행 붕괴까지 이어지나

‘하우스 오브 카드’ 레바논 부동산 시장 붕괴 위험 증가…은행 붕괴까지 이어지나

기사승인 2018. 10. 14.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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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북서부에 위치한 상업, 항만도시 트리폴리. 본 사진은 기사와 상관 없음. / 사진= 위키미디아
“레바논의 부동산 가격은 동결되거나 상승할 순 있어도 절대 떨어지지는 않는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다. 수출은 제한적인데 반해 수입 의존도가 높은 레바논에서는 지난 2007년부터 이익이 보장되는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을 축으로 한 지역 내 갈등, 국내 정치 혼란 등 다양한 요인으로 시장 침체까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아시아타임스의 13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지난 2월 국제통화기금(IMF)은 레바논의 전년 부동산 가격이 10% 가량 하락했던 점을 지적하며 경제 상황이 ‘취약하다’고 경고했다. 특히 관광업, 부동산, 건설 등 레바논 경제를 부양하던 동력들이 침체 국면을 보이고 있으며, 반등 가능성도 낮다고 강조했다.

내전이 끝난 1990년대 초부터 레바논은 국가 재건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사우디 등 걸프지역 부유국과 해외로 이주한 레바논인들의 투자가 쏟아지며 부동산 부문이 급부상했다. 2007년부터 2011년 사이 이뤄진 외국인 투자의 대부분은 걸프지역에서 이뤄졌으며, 이 가운데 약 60%가 부동산으로 향했다. 하지만 2013년에는 부동산 가격 상승이 둔화되고, 2015년에는 수요마저 감소하면서 시장이 침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시장 침체에는 사우디와 이란을 축으로 한 지역 내 갈등 등 다양한 요인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최근 몇 년간 걸프지역 국가들이 레바논 여행금지 조치를 내린 것이 큰 원인으로 꼽힌다. 레바논 부동산 개발업자들은 걸프지역의 투자가 줄어드는 가운데 일반 시민은 살 수 없는 최고급 상업 건물만이 즐비한 상황이 펼쳐지자 혼돈에 빠졌다.

부동산 붕괴는 은행과 정부까지도 위험에 빠트릴 수 있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IMF는 은행 투자의 90%가 부동산 부문에 집중됐다고 밝혔다. 이에 레바논 정부는 유류세를 도입하는 등의 방안으로 이듬해 주택대출 자금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하지만 아시아타임스는 “외국인 수요와 투자가 감소했고, 레바논 국민들은 1인당 국민 소득이 매년 감소하고 있어 개인 부채를 쌓아가며 부동산을 구입할 여력이 없다”며 “부동산이 더 이상 성공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이처럼 시장 전망이 어두운 가운데 올해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에도 논란이 일며 시장에 혼돈을 더하고 있다. 레바논의 중앙은행인 방크 뒤 리방(BdL)은 올해 초 부동산시장 붕괴를 막기 위해 이자 보조금이 있는 주택대출 패키지에 5억 달러를 할당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 패키지가 모두 품절됐다고 밝히며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레바논 금융업계의 한 고위 소식통은 은행이 부동산 투기 목적으로 개인이 아닌 개발업자와 투자자들에게 패키지의 상당 부분을 빌려줬다고 주장했다. BdL은 비정상적인 대출 여부에 대해 조사하겠다고 밝혔지만 조사 결과는 아직 발표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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