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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카슈끄지 살해 인정할까…“살해 인정 담은 보고서 준비”

사우디, 카슈끄지 살해 인정할까…“살해 인정 담은 보고서 준비”

기사승인 2018. 10. 16.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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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의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살해 의혹에 대해 사우디 정부가 심문 과정에서 사망했다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켜 경제적 타격까지 입게 되자 서둘러 사건을 종결하기 위한 행보인 셈. 그러나 왕실의 승인이 없었다는 내용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CNN방송은 15일(현지시간) 사우디 정부는 자국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심문 과정 중에 살해 당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보고서를 준비 중이라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2명의 소식통 중 한 명은 카슈끄지가 심문 과정에 문제가 생겨 숨졌지만 왕실의 승인없이 진행됐다는 내용이 포함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른 한 소식통은 이 보고서가 아직 준비 중이며, 내용이 변경될 수 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날 사우디 정부가 직접적인 책임은 부정하는 형태로 카슈끄지의 살해를 인정하는 성명 발표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발표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성명 발표에 대한 결정도 아직 내리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다만 사우디 정보기관 등 일부 집단이 무단으로 벌인 ‘일탈 행위’로 결론이 나는 모양새다. 일종의 출구 전략인 셈.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개한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사우디 국왕과의 전화 통화에서도 읽혀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살만 국왕과 20여분간 통화한 뒤 기자들과 만나 “살만 국왕의 얘기는 무단으로 행동한 살인자들이 있을지 모른다는 것처럼 들렸다”며 “어쩌면 그(사우디 국왕)가 진짜 알지 못했을 수도 있다. 나에게는 그와 왕세자가 모르는 것처럼 들렸다”고 말했다. 이전까지 카슈끄지 실종 사건에 대한 사우디 정부의 공식 해명은 그가 터키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을 떠났으며, 피살설과 총영사관은 무관하다는 것이었다.

사우디 정부가 이처럼 ‘꼬리’를 내리고 있는 것은 국제적 비난과 함께 ‘비전 2030’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기 때문. 비전 2030은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자국의 석유 의존도를 줄이고자 야심차게 추진중인 개혁 프로젝트. 미국의 대(對) 사우디 경제 제재를 시사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사우디 주가는 급락했다. 또한 이달 사우디 국부펀드 주최로 열리는 미래투자 이니셔티브(FII) 콘퍼런스에는 세계 최대 투자은행 JP모건을 포함한 서방의 주요 기업들이 불참을 선언하고 나섰다. 카슈끄지 사건으로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사우디 정부가 정보기관에 ‘엉망진창으로 실패한 작전’의 책임을 떠 넘김으로써 왕세자를 보호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이미 예상된 시나리오로 중동 전문가들은 사우디 정부의 부인에도 ‘왕실 배후설’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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