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 대통령, 파리시청에서 연설 | 0 | 프랑스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전 (현지시간) 파리시청 살 데페트에서 열린 리셉션에서 안 이달고 파리시장의 환영사에 답사하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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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5개국을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민주주의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포용국가를 향해 굳건히 나아갈 것이고, 그 길에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축복과 교황청의 기도가 언제나 함께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두 번째 유럽 순방국인 이탈리아 국빈 방문에 앞두고 교황청(바티칸) 기관지 ‘로세르바토레 로마노’에 기고한 특별 기고문을 통해 “나와 우리국민은 ‘모든 갈등에 있어 대화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교황 성하의 말씀을 마음에 깊이 새긴다”며 이 같이 밝혔다.
1861년 창간된 로세르바토레 로마노는 북한 노동신문, 중국 인민일보와 유사한 지위를 가진 교황청 공식 기관지로서 교황을 비롯한 모든 교황청 직원, 전 세계 주요 가톨릭 인사 및 외교관들이 구독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이번 특별기고문 기고는 한·교황청 수교 55주년을 맞아 한국 가톨릭의 긍정적 역할과 사람 중심의 국정 철학을 소개하고 약 13억명에 이르는 전 세계 가톨릭 교도를 대상으로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체제 비전을 전파하려는 목적에서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2018년 한반도 평화를 위한 우리 국민의 여정에서 교황 성하의 기도와 축복은 큰 격려와 희망이 됐다”며 “나는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의 새 시대를 열기 위한 전인미답의 길을 걸어가는 동안 화해와 평화를 위한 ‘만남의 외교’를 강조하신 교황 성하의 메시지를 항상 기억했다”고 밝혔다.
특히 문 대통령은 “나와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평양에서 역사적인 ‘9월 평양공동선언’을 채택했다”며 남북간 군사적 대결과 북·미간 70년 적대 종식,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 중단, 한·미 연합훈련 중단 등 일련의 평화 프로세스에 대해 “만남과 대화가 이룬 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예수님이 증오를 없애고 화해를 낳기 위해 희생했듯이 남북이 만나고 북·미가 대화하기까지 많은 희생이 있었다”며 “이제 우리는 분단과 대결을 평화를 통해 번영으로 부활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문 대통령은 “남북의 진정한 화해와 협력, 항구적 평화는 단지 경제적 이익을 나누는 것만이 아니라 서로가 형제처럼 아끼는 마음, 정치와 제도가 만들어낸 변화 이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나는 지난 9월 ‘사람중심’의 국정철학을 기반으로 ‘포용국가’를 선언했다”며 “교황 성하의 ‘공동선과 진보와 발전을 단순히 경제적 개념으로서가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사람을 중심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말씀에 깊이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가톨릭은 폭력과 혐오, 차별과 착취, 무관심과 무관용, 불평등과 소외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예수가 이루고자 했던 사회가 무엇인가를 고민·실천하는 가톨릭이 포용을 추구하는 한반도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줄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