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몇 년 전 작품에 쓸 조화를 구하려고 꽃 시장에 갔다가 깜짝 놀라고 만다. 생화인지 조화인지 구별하기 힘든 꽃들을 바라보며, 화려한 가짜의 세계가 진짜 세계를 압도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몇 종류의 조화를 사가지고 와 작품에 이용해 보려고 사진을 찍고 나서, 가까이 다가갈수록 보이는 조화의 적나라한 모습에 허무함을 느끼게 됐다.
작가는 조화를 근접 촬영한 작품을 통해 가짜가 더 진짜 같은 세상을 비판하는 메시지를 담았다.
그의 작품 속에는 조화를 비롯해 시들어 빠진 꽃, 책갈피 사이에 눌린 꽃 등이 콘테, 오일파스텔, 색연필, 피그먼트 프린트 등 다양한 기법으로 표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