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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관 예루살렘 이전’ 호주, ‘13조원’ 무역 리스크 직면

‘대사관 예루살렘 이전’ 호주, ‘13조원’ 무역 리스크 직면

기사승인 2018. 10. 17.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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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onesia Australia <YONHAP NO-5215> (AP)
호주가 텔아비브에 있는 주(駐) 이스라엘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길 수도 있다는 의사를 밝히자 이슬람권 국가들은 중동 평화를 해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사진은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오른쪽)과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지난 8월 31일 자바 서쪽 보고르의 대통령궁에서 열린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는 모습. 사진출처=AP,연합뉴스
호주가 주(駐) 이스라엘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을 계획하고 있다는 소식이 나온 가운데, 이는 ‘무역 리스크’를 얕본 조치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당장 세계 최대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는 올해 말로 예정된 호주와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중단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야당인 노동당은 보궐선거를 앞두고 집권당인 자유당이 국가 이익을 희생하면서까지 유대인 표를 얻으려는 시도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호주 ABC뉴스는 16일(현지시간) 익명의 인도네시아 정부 관계자를 인용, 레트노 마르수디 인도네시아 외무장관이 이날 마리세 페인 호주 외교장관과의 통화에서 ‘대사관 예루살렘 이전’과 관련해 엄중한 항의를 표명했다면서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인도네시아-호주 FTA 협상 중단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도네시아는 호주의 대사관 이전이 중동 평화를 약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레트노 외무장관은 15일 리아드 알-말리키 팔레스타인 외무장관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인도네시아는 호주와 다른 국가를 향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 협정을 계속 지원하고 세계 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행동을 취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호주는 서(西)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 동(東) 예루살렘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도로 인정하는 ‘두 국가 해법’ 원칙을 유지해왔다.

인도네시아의 예상된 반발에도 호주가 대사관 이전을 계획하고 있는 것은 동남아시아 최대 경제국 인도네시아와의 무역 관계를 경시한 것이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호주 경제지 오스트레일리안 파이낸셜리뷰(AFR)는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16일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직접 통화해 주 이스라엘 대사관 이전 문제를 밝혔다”면서 “이는 무역 리스크를 경시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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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호주와 인도네시아의 교역 규모는 지난해 165억3900만 호주달러(약 13조3000억원)를 기록했다. 2015년 158억2500만 호주달러, 2016년 162억9000만 호주달러로 양국 교역량은 점점 늘고 있다. 호주 교역 국가 가운데 인도네시아 순위는 독일·말레이시아·홍콩에 이어 13위다. 호주와 인도네시아는 지난 8월 FTA의 일종인 인도네시아-호주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IA-CEPA) 협상을 타결했다. 올해 안에 최종 협정문에 서명하기로 했지만 무산 위기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모리슨 총리의 ‘주 이스라엘 대사관 예루살렘 이전 고려’ 발언은 시드니 선거구 웬트워스에서 이번 주말 실시되는 보궐선거를 앞두고 갑작스럽게 나왔다. 이에 야당인 노동당은 “국가 이익을 희생하면서까지 유대인 표를 얻으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이 지역 유대인 유권자의 비율은 13%에 달한다. 모리슨 총리의 자유당은 이번 선거에서 실패할 경우 현재 차지하고 있는 의석 과반수를 잃게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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