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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 ‘오일달러’ 아닌 ‘오일 위안화’ 시대 가속화

미·중 무역전쟁, ‘오일달러’ 아닌 ‘오일 위안화’ 시대 가속화

기사승인 2018. 10. 18.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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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원유 선물시장에서 달러의 영향력을 낮추려는 중국의 노력이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을 받아 탄력을 받고 있다.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오일 위안(元)’의 시대가 오고 있다. ‘오일 달러’로 대변되는 국제 원유 선물시장의 판을 뒤집겠다며 올해 3월 위안화 선물거래를 개시한 중국의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 특히 미국 달러화 의존도를 줄이려는 중국의 이 같은 행보는 미·중 무역전쟁과 맞물려 급물살을 타고 있다. 세계 1위 원유 수입국인 중국이 차제에 원유 선물시장에서만큼은 달러 거래를 그만둘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17일 “기축통화로서의 위안화 위상을 높이기 위해 원유 선물거래를 시작한 중국이 6개월 만에 거래량에서 3대 벤치마크 원유 선물시장 중 하나인 두바이를 앞질렀다”면서 중국의 달러화 의존도를 낮추려는 노력이 미·중 무역전쟁 속에서 탄력받고 있다고 전했다. 

싱가포르 외환거래 전문업체 오안다의 스티븐 이네스 아시아태평양지역 거래 책임자는 “상하이 국제에너지거래소(INE)의 원유 선물 거래량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면서 “이는 서부텍사스 원유(WTI)와 브렌트유 선물거래를 담당하는 뉴욕상업거래소(NYMEX)와 런던 선물거래소(ICE)의 예상치 못한 ‘눈엣가시’가 됐다”고 말했다. 달러화 중심의 원유 선물 거래시장에서 상하이 국제에너지거래소가 서구 선물거래소들에 충분히 위협적인 존재라는 것. 

홍콩 소재 투자운용자문사인 케이브칼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말 상하이 원유 선물 거래량은 전세계 단기선물거래의 16%에 달했다. 이는 두바이 선물거래소 거래량의 49배 수준이다. 지난 6개월 간 WTI의 선물 거래시장 점유율은 60%에서 52%로 떨어졌다. 브렌트유 선물 거래시장 점유율도 38%에서 32%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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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표시 원유 선물은 달러화 대비 위안화의 위상을 높이려는 중국 국제화 전략 중 하나다. 상하이 국제에너지거래소는 올해 3월 문을 열었다. 중국은 기존 원유 선물이 아시아 시장의 공급·수요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고 주장해 왔다. 국제 원유 선물 거래에서 기축통화로 자리잡은 달러화의 지위를 흔들려는 의미도 있다. 

위안화 원유 선물거래는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산유국들에겐 기회로 작용하기 때문에 ‘오일 위안’ 시대의 도래는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러시아·이란·베네수엘라는 비(非) 달러화로 원유를 판매함으로써 미국발 금융제재를 피할 수 있다. 이 같은 성장세에 힙입어 중국이 가까운 미래에 미국 달러화로 원유를 선물 거래하는 것을 중단할 가능성이 있다고 중국 컨설팅 회사인 게이브칼 드래고노믹스의 찰스 게이브 회장이 최근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일각에서는 위안화 원유 선물거래가 달러화 중심 시장에서 한계에 봉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싱가포르 소재 에너지시장 조사업체 반다 인사이트의 반다나 하리 최고경영자(CEO)는 “상하이 원유 선물이 실제로 서부 WTI나 브렌트유를 넘어 벤치마크로 인정받기까지는 몇 년이 더 걸릴 것”이라면서 “성공을 위해 △상하이 국제에너지거래소에 대한 정부 개입 수준 △환율 리스크 △중국기업 지배력 정도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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