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카슈끄지 사망, 암살 아닌 주먹다툼 때문’ 사우디 발표에 미국·아랍권만 신뢰

‘카슈끄지 사망, 암살 아닌 주먹다툼 때문’ 사우디 발표에 미국·아랍권만 신뢰

기사승인 2018. 10. 21. 10:24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The Jamal I Knew <YONHAP NO-0652> (AP)
자말 카슈끄지가 2015년 2월 1일 바레인 수도 마나마에서 열린 뉴스 콘퍼런스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출처=AP,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가 반정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사망에 대해 암살이 아닌 우발적인 주먹 다툼 때문이라고 밝힌 데 대해 친(親)사우디 국가인 미국과 일부 아랍권이 신뢰한다고 밝혔다. 반면 주요 유럽 국가들과 국제기구는 의혹과 부정적인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사우디가 기존 입장을 번복하고 카슈끄지가 이스탄불 주재 자국 대사관에서 사망했다는 점을 자인한 데 대해 19일(현지시간) “이는(사우디의 수사 결과는) 크고 바람직한 첫걸음”이라며 “사우디의 발표를 신뢰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날 “답을 찾을 때까지는 불만족스럽다”고 말하면서도 대(對)사우디 무기판매 중단에 대한 의회 등의 여론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그는 20일 11·6 중간선거 지원유세를 위해 네바다주 엘코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우디와 체결된 무기 거래를 언급, “100만 개도 넘는 일자리가 걸려 있는 문제”라며 “이와 같은 주문을 취소하는 건 우리에게 도움이 안 된다. 그들보다 우리에게 훨씬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아랍에미리트(UAE)·바레인·이집트를 비롯해 지부티·예멘·팔레스타인 자치 정부도 20일 사우디 검찰의 초동수사 결과를 ‘정의’라고 옹호했다. 이들은 성명을 내고 투명한 수사와 후속 조치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사우디가 주축인 이슬람협력기구(OIC)와 걸프협력회의(GCC)도 사우디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요 유럽 국가들과 국제기구는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성명을 잇달아 내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20일 하이코 마스 외무장관과 함께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이번 사건을 강력하게 규탄한다”면서 “이번 사건과 관련한 정보가 불충분한 만큼 카슈끄지의 사망과 관련한 상황에 대해 사우디의 투명성을 기대한다”고 했다.

영국 정부는 이날 “카슈끄지의 사망은 끔찍한 일로, 책임자가 처벌받아야 한다”며 “사우디 정부의 발표와 우리의 다음 조처를 숙고하고 있다”고 했다. 스페인 정부는 “리야드에서 발표한 정보가 심히 실망스럽다”고 했다.

호주 정부는 23일 사우디에서 열리는 국제 경제회의인 미래투자이니셔티브에 불참하겠다고 통보했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 중동 지부는 성명을 내고 “카슈끄지가 영사관 내에서 몸싸움 끝에 숨졌다는 사우디 정부의 주장을 믿을 수 없다”면서 “사우디 정부는 카슈끄지의 시신을 즉각 공개하고,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독립적인 전문가들이 부검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카슈끄지 사망에 대한 신속하고도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면서 “관련자들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유엔 대변인이 전했다.

사우디 출신의 언론인 카슈끄지는 미국 언론에 사우디 왕정을 비판하는 칼럼을 써온 인물이다.

사우디 당국은 사건 수사가 계속되고 있으며 지금까지 자국인 18명을 체포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