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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금리인상에 빛 잃는 신흥시장 채권…3분기 채권 발행 25% 감소

미 금리인상에 빛 잃는 신흥시장 채권…3분기 채권 발행 25% 감소

기사승인 2018. 10. 21.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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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a Financial Markets <YONHAP NO-2571> (AP)
사진= AP, 연합
미국의 금리인상,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으로 신흥국 통화가치가 하락하며 신흥시장의 채권이 빛을 잃고 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 국가의 중앙은행들이 대규모 통화 완화를 단행하며 전세계의 금리가 낮아지자 리스크는 높지만 높은 수익률로 주목을 받아왔던 신흥시장의 투자 매력이 급속도로 하락하고 있는 것. 특히 미국 금리인상과 달러 강세로 자본유출 압력까지 가중되자 채권 발행이 감소세를 보이고, 일부에서는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는 실정이다.

닛케이아시안리뷰의 21일 보도에 따르면 신흥국가에서 올해 3분기 동안 발생한 국채와 회사채의 총액은 3587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했다. 3분기 총 채권 발행이 2015년 3분기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줄어든 것. 실제 터키는 올해 통화가치가 급락하면서 새로운 채권을 발행하지 않았으며, 브라질은 채권 발행을 절반 가까이 줄였다.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의 채권 발행은 전년 동기 대비 14% 하락했다.

대만은 자국 내에서 대만달러 이 외의 통화로 발행되는 포모사 채권에 대한 규정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IT기업, 유럽 금융기관, 중국 기업들의 활발한 이용으로 연간 발행액이 400억 달러(약 45조3000억원) 규모에 달하던 포모사 채권이 중국 위안화 등 신흥시장의 통화 약세로 리스크가 높아졌기 때문. 앞서 대만 금융감독위원회(FSC)는 지난해에도 포모사 채권 발행 조건을 강화했으며, 다음달 추가 규제를 실시할 계획이다.

올해부터 향후 3년 간 신흥국 및 기업이 발행해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은 3조2297억 달러(약 3657조635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설상가상’인 상황. 미국 금리인상으로 자금조달 압박은 커지고 있는데, 부채를 상환하지 못하게 되면 디폴트 위험은 물론 자국 화폐가치 하락으로 초(超) 인플레이션의 고통까지 수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달 세계금융시장 안정보고서(GFSR)를 발표해 대규모 부채 상환이 “신흥시장의 경제 성과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채무불이행의 그림자는 이미 신흥국 시장을 덮치고 있는 상황이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3분기까지 신흥시장의 디폴트는 15회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것. 실제 인도에서는 지난 8월 최대 인프라 프로젝트 투자회사 중 하나인 IL&FS의 디폴트가 발생했다. 올해 여름까지만해도 가장 높은 신용등급을 자랑하던 기업이 정크 등급을 받으며 부채를 상환하지 못하게 되자 인도 금융계에서는 악성 채무에 대한 우려가 점증하고 있는 상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 국가의 중앙은행들이 대규모 통화 완화를 단행하며 전세계 금리자 낮아지자 리스크는 크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율을 보이는 신흥시장은 주목을 받아 왔다. 하지만 이젠 신용도가 낮은 국가나 기업이 유리한 조건으로 채권을 발행할 수 있는 시대는 끝을 맞이하고 있다고 닛케이는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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