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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서 길 찾는 재계… 4차산업·친환경코드 ‘방향타’ 거점

유럽서 길 찾는 재계… 4차산업·친환경코드 ‘방향타’ 거점

기사승인 2018. 10. 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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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미래 신사업 최대 경쟁력 보유
국내 주요기업들, 현지와 협력하고 배워
“유럽진출은 글로벌화 위해 거쳐야 할 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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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순방을 계기로, 삼성·현대차 등 국내 대기업들의 유럽 진출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유럽은 인공지능(AI) 등 소위 4차산업혁명의 첨단에 서 있을 뿐 아니라 글로벌 환경규제를 주도하고 있어 국내 기업들이 벤치마킹하고 공략해야 할 핵심 거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21일 코트라 등에 따르면 유럽 각국은 국가·지역별로 30개 이상의 4차산업혁명 관련 디지털 산업혁신 계획이 추진 중이다. 지난해 세계경제포럼서 발표된 ‘디지털 전환 이니셔티브’ 보고서에 발맞춰 AI·자율주행·빅데이터 등에서 혁신이 가속화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지난해 유럽의 관련 스타트업 투자는 191억6800만 유로에 달했다. 이는 전년대비 84% 늘어난 수치다.

실제로 최근 코트라 조사 결과 전기·자율차 등 4차 산업혁명 관련해선 독일이 가장 강한 경쟁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됐다. 미국·일본 등과 겨룬 12개 신산업군 중 8개 항목서 최고 점수를 받았다. 반면 우리나라 경쟁력은 이들 주요 선진국 대비 열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기업들이 같은분야 신사업을 차세대 먹거리로 선정,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에서 유럽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이유다. 때마침 문 대통령 유럽 순방은 기업들의 유럽행 신호탄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재계 맏형 삼성전자는 최근 이재용 부회장이 독일의 슈투트가르트 출장에 나서며 미래 산업으로 낙점한 자동차 전장사업 강화를 본격화하는 행보를 보였다. 슈투트가르트는 벤츠·포르쉐·보쉬 등 본사가 밀집돼 있는 독일 자동차 산업 요지다. 각종 첨단 부품으로 무장한 차량 스마트화는 반도체 업계가 사활을 걸고 있는 미래 먹거리 시장이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최고투자책임자가 대통령의 유럽 순방에 동행하고 한-프랑스 비즈니스 포럼에서 양국 경제인 교류를 주도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네이버는 AI·딥러닝·자율주행·로보틱스 등에서 앞서가고 있는 프랑스를 거점으로 유럽공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공식적으로 밝힌 프랑스 투자 금액만 약 52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6월 유럽 최대 인공지능(AI) 연구소인 프랑스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현 네이버랩스유럽)도 인수한 바 있다.

에너지 패러다임이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이 유럽 산업계가 주도하는 환경 규제를 일찌감치 경험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유럽이 주도하는 자동차·선박 등의 환경규제는 세계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시장변화 리스크에 대비하고 또 주도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 예로 현대기아차는 최근 프랑스 에어리퀴드 등과 수소전기차·수소충전소 보급 확대를 위한 협력에 나서며 회사의 친환경차 미래 전략을 구체화했다. 회사는 유럽 진출 41년만인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주행성능을 크게 강화한 ‘N’ 브랜드는 유럽시장 판매 목표치 2800대를 일찌감치 갈아치우기도 했다.

재계에선 유럽과의 제휴나 현지시장 공략이 우리 기업의 브랜드 고급화와 중장기 경영전략 수립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로 파생된 유럽발 제재를 사전에 방지하거나 완화하는 데도 효과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우리 주요 교역국가 중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후 파리기후변화협약을 탈퇴하고 경제적 이득을 우선적으로 하는 정책을 펼치면서 오히려 세계 트렌드에 역주행하고 있고, 중국은 환경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가장 열악한 국가 중 하나다.

재계 관계자는 “대통령 순방 및 방탄소년단을 중심으로 한 한류로, 유럽과 한층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며 “유럽은 우리가 가야 할 디지털·친환경 코드의 방향성을 제시할 중요 거점일 뿐 아니라 글로벌화를 위해 반드시 거쳐가야 할 관문”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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