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의 침체로 해외 주식 투자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을 유치하기 위해 증권사들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앞다퉈 수수료를 낮추는가 하면 1만원 가까이 붙던 최소수수료를 없애는 등 거래 문턱을 낮춰 해외주식 투자를 주저했던 고객들을 유인하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올해 말까지 해외주식 온라인 매매수수료를 기존 0.25%에서 0.1%로 할인하는 이벤트를 진행중이다. 같은 기간 한화투자증권도 미국주식에 한해 온라인 거래수수료를 0.1%로 낮췄다. 이는 업계 최저수준으로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0.25%의 해외주식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것과 비교되는 수치다. 대신증권은 연말까지 해외증권계좌를 신규 개설한 고객에게 미국 주식수수료를 1년간 면제해 주는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해외주식 수수료 인하와 함께 최소수수료도 폐지하고 나섰다. 저렴한 수수료로 해외주식 소액투자자뿐 아니라 분할 매수·매도 전략을 활용하는 투자자들도 거래에 참여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예컨대 오프라인으로 주당 25만원인 미국 애플 종목을 매수할 때 최소수수료가 부과되면 오프라인으로는 약 2만원을 냈지만 정률수수료(미국 기준 온라인 0.25%, 오프라인 0.5%)는 약 1250원으로 저렴해진다. 앞서 미래에셋대우도 2000달러 미만 미국 주식 거래에 대해 최소수수료를 폐지한 바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증권업계 최초로 아마존과 애플·페이스북 등 37개 미국 주식 종목을 대상으로 해외주식 소수점 구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1주 단위로 거래되는 기존 방식에서 0.1주, 0.01주 등 소수점 단위로 주식을 사고파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약 220만원 수준의 아마존 주식도 최소 0.01주(2만2000원)단위로 매수할 수 있다.
증권사들이 이처럼 해외주식투자자 유치에 경쟁적으로 나서는 것은 국내 주식시장 침체에도 해외주식 거래는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주식 브로커리지가 불황을 극복할 새 수익원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해외주식 결제금액은 252억1900만달러로 지난해 전체 결제금액인 227억1400만달러를 넘어섰다. 해외주식 결제 건수도 2016년 41만5145건, 2017년 66만1006건, 2018년 9월 69만8525건으로 증가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