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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방북수락 중재·대북제재 완화 공론화…문대통령 유럽순방 값진성과

교황 방북수락 중재·대북제재 완화 공론화…문대통령 유럽순방 값진성과

기사승인 2018. 10. 21.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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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정세 변화 인식 전환…北비핵화의지-평화체제 의미
7박 9일 유럽순방 마친 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1일 아셈(ASEM·아시아유럽정상회의) 참석 등 7박 9일 일정의 유럽순방을 마친 뒤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7박 9일간의 유럽 순방을 마치고 돌아왔다. 문 대통령의 이번 유럽순방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이끌어낸 것이 최대 성과로 꼽힌다. 또한 청와대는 유럽 정상들과 만나 북한의 비핵화 견인을 위한 대북제재 완화를 공론화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세계의 평화와 화해의 상징인 바티칸시국 교황청에서의 일정은 그야말로 이례적인 배려와 파격의 연속이었다. 세계 12억 8000만명 가톨릭 신자들의 정신적 지주인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 요청 수락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해 “멈추지 말고 나아가라, 두려워하지 말라”라는 강력한 지지 발언을 얻어낸 것은 이번 문 대통렬의 순방외교의 최대 쾌거다.

교황의 방북 수락과 지지는 한반도를 둘러싼 남·북·미와 중·일·러뿐 아니라 유럽까지 한반도 평화 구축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영향을 미치게 했다는 분석이다.

이는 결국 한반도의 평화국면을 ‘되돌릴 수 없는’ 체제로 굳히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에 상당한 힘을 싣게 할 전망이다. 남북미 간 비핵화 협상과 종전선언, 평화협정이 논의됐던 것이 유럽 순방을 통해 교황의 지지를 이끌고 유럽 정상들과도 공감과 인식을 공유하면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의 강력한 모멘텀이 만들어질 전망이다.

교황청의 세심한 배려는 곳곳에서 묻어났다. 평소 미사를 집전하지 않는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추기경)이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사를 특별히 집전하고 미사 강론에서 한국어 인사와 함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라고 이름을 또박또박 한국어로 발음해 자리한 한국인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또한 교황청은 성 베드로 대성당에 있는 피에타 상의 유리보호막을 걷어내고 문 대통령에게 직접 설명하는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성 베드로 성당의 피에타 상은 미켈란 젤로의 작품으로 평상시에는 작품 훼손을 막기 위해 특수 제작한 유리 보호막장치가 되어 있다.

또 프란치스코 교황이 외부 인사를 만나지 않는 기간인 세계주교대의원회의(시노드, Synod) 일정임에도 문 대통령의 예방을 1시간 가까이 받은 점도 파격으로 평가되고 있다.

◇ ‘대북 제재완화’ 공론화 강조

이와 함께 ‘유엔의 대북 제재 완화’에 대한 공론화도 청와대에서는 이번 순방의 성과로 꼽고 있다. 교황청을 비롯해 유럽 5개국 순방에서 8회의 정상회담을 가졌다. 특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프랑스와 영국, 5차례 비상임이사국을 지낸 독일 등 정상회담을 통해 대북제재 완화 설득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계속 비핵화 조치를 추진하도록 국제사회가 유엔안보리를 중심으로 견인책에 대한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며 “적어도 북한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비핵화를 진척시킬 경우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나, 대북 제제 완화가 필요하고, 그런 프로세스에 대한 논의가 유엔 안보리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 국가들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CVID’(완전하고 불가역적이고 검증가능한 비핵화)를 요구했다. 하지만 이는 앞서 자신들이 포함된 유엔 안보리가 결의를 한 사항인 만큼 원론적인 입장을 밝힌 것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한반도의 긍정적인 정세 변화 상황을 설명하면서 정상들의 인식과 공감의 폭이 한 단계 나아갔다고 평가하고 있다. 실질적인 대북 제재완화 논의가 시작될 기반을 다졌다는 점이 중요하다는게 청와대 설명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유럽 국가들과는 우리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관해 일상적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나라들이 아니어서, 각 정상들이 최근의 상황 변화에 관해 매우 궁금해 하면서 질문을 했다”며 “이들 정상에게 한반도 상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설명했고 그 부분에 대해 많은 이해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유럽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가 없었던 만큼 교황청을 비롯한 유럽 순방에서 한반도 평화체제의 의미와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새롭게 인식하고 현 상황을 알게 하는데 의미가 있다는 이야기다.

특히 문 대통령이 강조해온 되돌릴 수 없는 평화체제는 북한의 풍계리, 영변 핵시설의 폐기 등이 곧 불가역적이기 때문에 그에 상응하는 조치로서 신뢰를 쌓아야 한다는 것을 국제사회에 이해를 도운 것이라는 설명이다. 결국 북한의 비핵화와 제재완화를 동반한 상응조치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야 비핵화를 더 앞당길 수 있다는 이야기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은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평화 체제에 대한 이해가 달라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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