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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방문 거절에 대만 좌절, 중국 환호

교황 방문 거절에 대만 좌절, 중국 환호

기사승인 2018. 10. 21.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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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도 기분 좋지 않을 듯. 그러나 압박은 쉽지 않아
최근 바티칸의 수장 프란치스코 교황이 대만 정부의 방문 초청을 거절한 것으로 확인되자 양안(兩岸)의 표정이 확연하게 엇갈리고 있다. 국제사회에서의 활동 공간을 확대하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는 대만은 좌절한 반면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 중인 중국은 환호작약하고 있는 것. 그야말로 극과 극이라는 표현도 과하지 않은 듯하다.

Vatican
지난 10월 5일 바티칸을 방문한 중국 천주교의 교황 접견단. 중국과 바티칸의 수교가 임박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듯하다./제공=신화통신(新華)통신.
환추스바오(環球時報)를 비롯한 중국 언론의 21일 보도에 따르면 대만은 최근 바티칸을 찾은 천젠런(陳建仁) 대만 부총통이 프란체스코 교황의 방문을 정중하게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바티칸은 대만의 바람과는 달리 “교황의 방문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발표, 사실상 거절 의사를 밝혔다. 바티칸이 중국과 수교하면 정통성 측면에서 엄청난 타격을 받는다는 초조감에서 계속 교황을 초청한 대만으로서는 난감한 입장이 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 됐다. 이로써 주교 서품 문제와 관련, 중국과 잠정 합의를 했다고 최근 공표한 바티칸의 대중 수교는 이제 거의 현실이 됐다고 해도 좋다. 이는 사실상 대만과 단교하겠다는 의미도 된다.

대만으로서는 바티칸을 설득하지 못한 것이 뼈아프나 이제 방법은 자신들의 뒷배를 자처하는 미국을 의지하는 것 외에는 특별한 방법이 없다. 미국 역시 최근 대만과 단교한 후 중국과 수교한 파나마 등 중남미 3개국에 대해 경제적 지원을 미끼로 가했던 압박을 넣을 수는 있다. 하지만 바티칸의 상징성으로 볼 때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반대급부를 각오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미국이 대만을 위해 그렇게까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노오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현재 대만은 수교국이 17개국이 불과하다. 많지는 않아도 그래도 위로가 될 만한 규모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바티칸이 중국과 전격 수교라도 하는 날이면 도미노처럼 이들 수교국들이 대거 이탈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 경우 국제사회에서 숨 쉴 공간은 더욱 쪼그라들게 된다. 최근 무려 15만에 이르는 독립파 성향의 시민들이 대거 시위에 나서면서 대만 독립을 더욱 강력하게 외친 것에는 이런 위기감이 작용하고 있다고 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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