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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독도근해 불법조업선박 단속·순찰선 승선기

[르포] 독도근해 불법조업선박 단속·순찰선 승선기

기사승인 2018. 10. 23.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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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울릉군 독도평화호가 독도 북단 지역으로 항해하고 있다. 멀리 붉 밝히고 있는 것이 오징어조업 어선이다. /조준호 기자
해마다 오징어 조업이 바닥을 치고 있는 가운데 사실상 지난해부터 오징어는 서민이 근접 할 수 없는 ‘금징어’로 둔갑했다.

오징어의 본고장 울릉도 ‘채낚기 어선’이 지난 20일 거친바다에서 밤세워 잡은 오징어는 1~20축, 400마리 내외였다. 경매에 축(20마리)당 7만8000원, 활복해 건조하면 10만원을 훌쩍 넘는다. 수년전 2~3만원으로 거래 되던 것에 비해 몇 배나 올랐다.

오징어 불황에 어민들의 더욱 자극하는 것은 트롤선 등의 ‘싹쓸이’ 불법어업이다. 불법공조조업은 불빛에 몰려드는 오징어의 특성을 이용, 채낚기 어선이 집어하면 트롤이 이를 포획한 후 수익을 분배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공조조업은 야간에 트롤어선과 채낚기어선간 접선이 없이 짧은 시간에 이뤄지기 때문에 현장에서 검거가 어려운 문제가 있으며 혐의가 의심돼도 선장의 자백 없이는 입증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동해어업관리단은 이 같은 불법공조조업을 원천차단코자 오징어 어기인 이달부터 내년 2월까지 국가어업지도선을 동해 해역에 중점배치, 밀착감시, 단속 중이다.

한일공동수역이며 오징어 황금어장인 대화퇴는 무궁화 34호가, 그 빈자리에 무궁화 32호가 울릉도, 독도 근해에서 단속업무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 21일은 주말이었지만 울릉군 해양수산과가 분주했다. ‘독도 근해에서 트롤선 2척이 조업 중이며 북쪽으로 많은 트롤어선이 모여있다’는 어민 제보가 들어왔기 때문이다.

울릉군은 곧바로 동해어업관리단에 연락을 취해 이런 사실을 알렸고 조업현장 출동을 위해 관공선 섭외에 나섰다. 군에서 단속을 위해 출항한다는 소식을 듣고 기자는 어렵사리 동승허락을 받고 승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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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독도평화호가 해지는 울릉도를 뒤로하고 독도방향으로 항해하고 있다./조준호 기자
오후 3시 독도평화호는 정박지인 사동항을 뒤로하고 독도 동북단 방향으로 내달렸다. 5시쯤 땅거미가 내려 앉은 울릉도, 독도 근해 바다는 이른시간이지만 오징어잡이 어선에서 밝힌 집어등의 불빛으로 불야성을 이뤘다.

오후 7시쯤 어민이 제보한 현장(북위 37도 37분, 동경 132도 10분)에 도착했다. 독도에서 북쪽으로 한참 올라간 지역이었다. 현장 인근엔 트롤선은 보이지 않고 채낚기 어선 몇 척만이 조업 중이었다.

독도평화호는 조업 중이 어선들 사이를 운항하며 조업 중이 어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마치 경찰차가 경광등을 울리며 오지를 순찰하는 기분이었다.

동승한 박영득 울릉해양파출소 소장은 “먼 바다에서 어민들이 조업하다가 해경이나 관공선을 보며 안도감을 느낀다”며 “혹시 모를 두려움 속에 넓은 바다에서 조업을 하기 때문에 불안감 등을 일정부분 해소 시킨다”고 말했다.

박수동 주무팀장 “관공선 등의 해양 순찰은 불법조업을 사전 방지하고 불법조업 어선에게 압박하는 효과가 있어 어민제보 등이 있으면 동해어업관리단과 해경 등과 공조해 해양순찰을 실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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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북단해상에서 집어등을 밝히며 조업 중인 채낚기어선 모습./조준호 기자
관공선에 동승해 취재해본 결과 어선의 불법 조업 단속이 쉽지 않다는 것이 실감 났다. 요즘은 장비가 좋아 어떤 크기의 선박이 어떤 속도로 진행하는지 모두 알기 때문에 또 의심선박이 있더라도 증거확보 등이 쉽지 않다.

동해의 면적은 약 100만㎢로 대한민국 면적(9만9720㎢)의 10배 가량 된다. 동해서 불법어선 찾기는 백사장에서 바늘 찾기인 듯 하다.

하지만 파도와 싸우며 정의를 수호키 위해 때론 목숨 걸고 임무를 수호하고 있는 해양수산부 산하 동해어업관리단과 해경 그리고 일선현장에서 몸으로 부딪치고 있는 일선 지자체 공무원의 노고를 넓은 바다 위에서 떠올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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