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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지지 끌어낸 文대통령 유럽순방

[칼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지지 끌어낸 文대통령 유럽순방

기사승인 2018. 10. 22.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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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홍 외교부 유럽국장
각국 정상들, 한반도 새 평화 역사 쓰고 있는 文대통령 '존경'
한국정부 주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지지 명확히 해
정기홍(사진)
유럽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다양하고 세련된 문화와 음식, 럭셔리 브랜드, 선진국 등이다. 아마도 사람들은 자신이 선망하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유럽’이라는 말과 함께 떠올린다.

하지만 외교가에서는 두 차례 참혹한 세계대전 후 탄생한 ‘유럽연합(EU)’이라고 하는 옥동자에 주목한다. 유럽은 인류가 분열의 본성을 극복하고 통합을 도모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역사적 실험이 진행되고 있는 현장이다.

7박 9일 이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긴 유럽 여정을 준비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프랑스, 이탈리아, 교황청, EU, 덴마크 등 5개국 순방에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아셈), 녹색성장과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P4G) 회의라는 2차례 다자회의 참석까지 이어지는 기록적인 일정이었다.

이번 일정과 행사에 대한 부담감으로 떠나기 전날까지 밤을 뒤척였다. 하지만 프랑스에서부터 시작된 문 대통령에 대한 최고 예우와 환대는 그간의 우려를 말끔히 날려 버렸다. 카리스마 넘치는 유럽의 젊은 지도자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 한반도 상황과 미래를 얘기하면서 시간가는 줄 몰라 했고 회담도 만찬도 일정을 훌쩍 넘겨 버렸다.

◇각국 정상들, 한반도 새 평화 역사 쓰고 있는 文대통령 ‘존경’

이어진 이탈리아, EU, 덴마크 순방에서 정상들은 한반도에서 새로운 평화의 역사를 쓰고 있는 문 대통령에게 진심어린 축하와 존경을 전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북한의 비핵화가 불가역적 단계에 이르면 국제 사회의 상응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문 대통령의 목소리에 진지하게 귀 기울였다.

이번 유럽 순방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교황청 방문이었다. 의전에 엄격하기로 소문난 교황청이었지만 한국 대통령 방문에 있어서는 파격적 대우가 이어졌다. 특히 성 베드로 성당에서의 ‘한반도 평화를 위한 특별미사’는 교황청의 각별한 배려와 제안으로 성사된 ‘파격에 파격’을 더한 행사였다. 총리격인 피에트로 파롤린 교황청 국무원장(추기경)이 직접 미사를 집전했고 미사 후 이어진 문 대통령의 메시지가 전 세계로 생중계됐다.

그리고 다음날 프란치스코 교황은 문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문 대통령의 남북정책을 강력히 지지하며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셨다. 교황은 북측의 공식 초청이 있다면 방북하겠다고도 했다. 세계 평화의 상징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반도에서 벌어지고 있는 평화를 향한 여정을 축복하고 본인도 직접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힌 역사적인 메시지였다.

아셈 정상회의에서도 한반도 비핵화 이슈에 뜨거운 관심이 쏟아졌다. 각국 정상들은 아직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공약을 믿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불과 1년도 안 되는 기간 만에 한국정부가 한반도의 안보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평화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데 진심어린 축하를 건넸다.

◇한국정부 주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지지 명확히 해

아셈 정상회의 의장성명에서 ‘3차례에 걸친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을 환영’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목표로 확인한 판문점선언, 평양공동선언,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완전하고 신속한 이행을 지지한다’고 천명했다.

각국 정상들은 한국정부가 주도하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지지를 명확히 했다. 북한의 비핵화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 폐기(CVID)’ 방식으로 돼야 한다는 문구가 포함됐다. 이것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문을 인용한 것이다.

우리는 인류가 외교를 통해 화해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지난 수십 년간 유럽연합(EU)이 통합의 역사로 증명하고 있는 것 같이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서도 같은 기적이 일어나기를 기대한다. 이번 문재인 대통령의 유럽 순방이 전 세계에 그런 희망의 메시지를 발신하는데 성공했다면 앞으로 유럽과 한국이 손을 잡고 할 일들이 더 많아 질 것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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