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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 장기전에 흔들리는 일본 기업들…‘기업심리·자본투자 영향 미치기 시작’

무역전쟁 장기전에 흔들리는 일본 기업들…‘기업심리·자본투자 영향 미치기 시작’

기사승인 2018. 10. 22.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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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flict between USA and China with world map background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글로벌 경제를 낙관적으로 내다보던 일본 기업들이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장기전에 접어들자 동요하고 있다. 지난달만 해도 일본 기업들의 대(對) 미국 기업 인수·합병(M&A)이 사상 최다 기록을 따라잡고 있다며 일본이 미·중 무역전쟁의 혜택을 보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이달 일본 재무성이 9월 일본 수출이 2016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고 밝히고, 세계 경제가 전체적으로 쇠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일본 기업들의 정서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 것.

그동안 일본은 미·중 무역전쟁의 수혜자로 주목 받아왔다. 지난 7월 일본의 대(對) 중국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 들어 지난 9월까지 일본 기업들의 미국 기업 M&A(17일 기준)도 4조7000억엔에 달했다. 건수로는 177건인데, 이는 지난 1990년 사상 최다인 178건을 코앞까지 따라잡은 수치. 하지만 9월 일본의 수출이 전년 대비 1.2% 감소했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상황은 바뀌고 있다. 일본의 수출이 감소한 것은 지난 2016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최근 144개 기업 대표를 대상으로 진행한 ‘3분기 사장 100인 앙케이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1.5%가 향후 6개월 동안 경제가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바로 전 분기 조사(79.3%)에 비해 7.8%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경기가 악화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수치는 전 분기(1.4%)에 비해 크게 증가한 4.2%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제 성장을 비관적으로 바라보게 된 가장 큰 이유로는 무역전쟁이 꼽혔다. 응답자의 63.2%는 무역전쟁이 세계 경제에 위협을 가한다고 답했다. 보호무역주의 확산(47.2%), 중국의 경기침체(45.1%), 미국의 정치 혼란(33.3%)이 뒤를 이었다. 특히 무역전쟁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응답자의 5.6%는 내년 3월까지 자본투자를 축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의 대표 주류·음료 업체 산토리홀딩스의 니나미 다케시(新浪剛史) 사장은 “무역전쟁은 지금껏 성장해온 세계 경제 쇠퇴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브렉시트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도 일본 기업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응답자의 7%는 영국에서 사무실과 생산시설을 이전하거나 이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응답자의 25.7%는 EU와 합의 없이 영국이 이탈하는 ‘노딜 브렉시트’가 연출될 경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답했다. 미국이 지난달 2000억 달러 규모의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한 후 중국 기업들이 새로운 투자 진행을 회피하고 있는 것도 경제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2월부터 8월까지 6개월 연속 중국의 주문이 감소함에 따라 일본의 기계설비 업체가 타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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