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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특성화高까지 불어닥친 고용절벽 바람

[사설] 특성화高까지 불어닥친 고용절벽 바람

기사승인 2018. 10. 24.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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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업고, 상업정보고와 같은 특성화고에도 고용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률이 74.9%였던 특성화고의 취업률이 올해 65.1%로 뚝 떨어졌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기가 얼어붙었던 2009년 이후 최저치다. 경기불황의 만성화,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단축 여파로 취업문이 좁아진 탓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서울지역 특성화고의 경우 2015년 70개교 중 2개교가 신입생 모집에서 정원미달이었으나 올해에는 정원미달이 44개교로 급증했다.

특성화고는 한때 취업률이 100%에 육박하는 일자리가 보장된 학교였다. 졸업 전 1년 이상 현장실습 위주의 교육이 거둔 효과였다. 현장실습기간 중에는 월 130만~150만원의 월급을 받고 졸업후에는 곧바로 해당 기업에 채용됐기 때문이다. 현 정부에서도 고졸취업확대는 100대 국정과제중 하나다. 그런데도 고졸 취업률은 낮다. 경기불황이 가장 큰 원인이다. 이 때문에 기업들이 매출감소,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실습생에게 줄 돈이 없다보니 학생들에게 지급하는 현장실습비는 대부분 정부지원금 20만원이 전부다. 오히려 기존 숙련공까지 내보내야 할 판이라고 한다.

또 정부의 고졸생 취업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탓도 크다. 정부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몰입하느라 정신이 없다. 정부는 현재 산하기관과 공기업의 단기 알바 인력을 대거 채용중이다. 이는 연말 취업률을 높이기 위한 일자리 급조대책일 것이다. 이로 인해 각 공기업들이 전화 받기, 생수 담당, 점심·퇴근시간 전깃불 끄기, 커피구입 담당 등 없어도 될 자리를 억지로 만드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러니 고교졸업생 취업문제는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

지난해 8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당정청회의에서 고용참사와 관련해 “정부를 믿고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했는데 기다리던 일자리 대책이 겨우 이것이었나 의심스럽다. 특성화고 졸업생들이 기량을 발휘하게 하고 일자리를 늘리는 길은 경제성장 정책 외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을 정책입안자들이 깨닫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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