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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 수출 못한다’…기업들 생산거점, ‘중국 엑소더스’ 가속화

‘대미 수출 못한다’…기업들 생산거점, ‘중국 엑소더스’ 가속화

기사승인 2018. 10. 24.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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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중 무역전쟁이 기업들의 생산거점을 중국에서 제3의 국가로 이전하는 이른바 ‘중국 엑소더스’를 부채질하고 있다. 이 같은 중국 엑소더스에는 중국 기업도 속속 합류하고 있다. 미국의 관세 폭탄을 피해 생산거점을 옮기면 원자재를 납품하는 하청업체들도 덩달아 옮겨야 해 제품 공급망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도미노 현상’인 셈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24일 미국의 관세 폭탄으로 비용이 상승하자 기업들이 생산거점을 중국에서 다른 나라로 발 빠르게 옮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 같은 기업들의 생산거점 이전은 공급망에도 영향을 미쳐 엑소더스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TV의 경우 TV에 들어가는 전자부품·액정패널·패널에 사용되는 유리 등 원자재의 생산거점도 변경되고 있다는 것.

일본의 부품 대기업인 일본전산은 중국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자동차부품과 가전부품 생산의 일부를 멕시코로 옮긴다. 또한 올해 안으로 200억 엔(약 2015억원)을 투자해 기존 멕시코 공장 인근에 새로운 공장을 신설할 방침이다. 자동차용 전동 파워스티어링 모터, 가전용인 에어콘 부품 등의 생산은 아예 멕시코로 이전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멕시코 생산기지의 생산 능력은 현재의 2배로 늘어나게 된다.

이들 부품은 미국이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 것이다. 나가모리 시게노부(永守重信) 일본전산 창업자이자 회장은 지난 23일 결산 기자회견에서 “미·중 무역전쟁은 당분간 이어진다. (생산거점 이전은) 연쇄적”이라고 말했다. 생산거점을 중국에서 다른 나라로 옮겨 비용 상승을 피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

일본 파나소닉도 앞으로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는 자동차용 스테레오 등 차량용 기기를 태국과 멕시코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무역전쟁으로 파나소닉이 받는 영향은 크다. 파나소닉이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는 전자부품과 미국 테슬라에 납품하기 위해 생산하고 있는 자동차 배터리의 일부 원료가 미국의 제재 대상으로 지목됐기 때문. 이에 대해 파나소닉의 한 간부는 “제재의 영향이 최대 100억 엔(약 1007억원)에 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 기업조차 해외로 이동을 시작했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TCL은 그동안 중국에서 생산하던 미국 수출용 액정TV를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한다. 자동차용 강력 실 생산업체인 저장 하이리더 신재료는 첫 해외 생산거점 건설에 나섰다. 매출의 20%가 미국시장에서 나오고 있는 저장 하이리더 신재료는 2020년 베트남에 생산공장을 신설할 계획이다.

중국 음향 기기 및 부품 대기업인 고어텍도 미국 애플의 무선 이어폰인 에어팟 생산거점를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옮길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닛케이에 따르면 고어텍은 최근 에어팟 생산과 관련된 모든 협력업체에 필요한 자재·부품 등을 베트남으로 보내줄 수 있는지 확인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 관계자는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됨에 따라 기업들의 탈(脫) 중국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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