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미중 무역전쟁 일본도 강타…‘동남아’서 살길 찾는 일본

미중 무역전쟁 일본도 강타…‘동남아’서 살길 찾는 일본

기사승인 2018. 11. 05. 15:49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clip20181105154907
미·중 무역전쟁이 일본을 강타하고 있다. 무역전쟁의 여파로 기업 실적에 ‘브레이크’가 걸린 것. 이에 따라 일본 기업들은 중국 대신 동남아시아로 눈을 돌리고 있다. 동남아에서의 사업 확장은 물론 인적, 물적 투자까지 늘려 ‘포스트 차이나’가 더욱 탄력을 받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5일 일본 주요 기업 614개사(전체 기업의 40%)의 2018 회계년도 상반기 결산(4~9월)을 분석한 결과 순이익 증가율은 5%로 전년 동기의 23%에 비해 현저히 줄었다. 이를 분기별로 보면 4~6월은 두자리 수를 기록해 7분기 연속 두자리 수 순이익 증가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7~9월 순이익 증가율은 전년 동기보다 오히려 0.5% 감소했다.

이처럼 일본 기업들의 순이익 증가율에 브레이크가 걸린 것은 장기화된 미·중 무역전쟁의 탓이 크다. 다이와증권의 다카하시 가즈히로(高橋和宏) 주식투자 전략가는 “중국의 설비투자 감소가 생각보다 빨랐다”고 풀이했다. 미·중 무역전쟁, 그리고 이로 인한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 영향이 일본 기업들의 결산에 그대로 영향을 미친 것.

세계 3대 공작기계 제조사인 일본 오쿠마의 하나키 요시마로(花木義磨) 사장은 “중국과의 거래가 실속(失速) 하고 있다. 최근 수주는 전년 대비 30% 감소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스마트폰용 소재 업체인 닛토덴코(日東電工)의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6% 감소한 351억엔(약 3481억6400만원)이었다. 시장의 예상치(433억엔)를 크게 하회한 것이다. 자동차 업체들도 영향을 피할 수 없었다. 도요타 자동차그룹 계열사 8곳 중 6곳의 상반기 실적이 감소했다.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철강·알루미늄 관세 인상의 영향이다.

이처럼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피해가 ‘가시화’되면서 일본 기업들은 중국 대신 동남아로 향하고 있다.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지난해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으로 향한 일본인 직원은 8만3000명으로 2012년에 비해 32%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 내 일본인 근로자는 16% 감소해 7만명에 그쳤다. 5년 만에 아세안에 재류하는 일본인 직원이 중국을 역전한 것. 아세안에 주재하는 일본인은 북미(5만5000명)와 유럽(3만명)도 웃돌았다. 아세안은 일본인이 가장 많이 일하는 해외 지역이 된 것이다.

아세안 가운데서도 태국엔 2012년 대비 33% 증가한 3만3000명, 싱가포르에는 28% 증가한 1만3000명의 일본인 주재원이 있다. 일본 3대 해운사인 닛폰유센(日本郵船)·쇼센미쓰이(商船三井)·가와사키키센(川崎汽船)이 정기 컨테이너선 통합 회사를 싱가포르에 설립하는 등 아세안으로의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데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 미국의 대(對) 중국 관세 부과에 따른 수출 거점의 이전도 잇따르고 있다. 파나소닉은 카스테레오 등의 차량용 전자기기사업 거점을 중국에서 태국 등 아세안으로 이전키로 했다.

일본의 해외투자 역시 동남아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일본무역진흥기구에 따르면 일본의 아세안에 대한 직접투자는 2017년 220억 달러(약 24조7170억원)로 2012년 대비 2배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에 대한 투자는 96억 달러로 30%나 줄었다. 일본 은행들의 해외 여신액 흐름만 봐도 일본 기업들이 중국에서 아세안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증거는 선명하다. 일본 은행들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태국·베트남·필리핀 등 동남아 주요 5개국에 대한 해외 여신액은 2018년 3월 말 현재 851억 달러(약 95조6100억원)를 기록하며 5년 전에 비해 45% 증가했다. 반면 중국은 7% 감소한 307억 달러에 머물렀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