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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들의 금지된 은신처 ‘스피크이지(Speakeasy)’를 아십니까

신사들의 금지된 은신처 ‘스피크이지(Speakeasy)’를 아십니까

이윤희 기자 | 기사승인 2018. 11. 07.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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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들의 금지된 은신처 ‘스피크이지(Speakeasy)’를 컨셉으로 한 바(Bar)가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스피크이지 바 이미지. /사진: 더부즈 제공
젊은 백만장자 개츠비는 매일 밤 웨스트에그의 대저택에서 호화 파티를 벌인다. 첫사랑 데이지를 기다리는 것이다. 1925년 출판된 미국 작가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The Great Gatsby)’의 주인공 직업은 주류 밀수업자다.

미국은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유례없는 경제 성장을 이뤘다. 하지만 이 때 수정헌법 제18조에 규정된 ‘금주령’으로 미국 내에서 술을 제조·판매·유통하는 것이 전면 금지됐고, 당시 생겨난 많은 술집들이 간판 없이 혹은 다른 가게로 위장해 단속을 피했다. 이런 술집을 ‘스피크이지(Speakeasy)’라고 하는데, 이를 컨셉으로 한 바(Bar)가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에 바 문화가 정착함에 따라 다양한 서비스와 독특한 컨셉을 내세운 바들이 앞다퉈 개점하며 소비자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특히 개성과 취향을 중시하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바 문화가 재편되면서 주류와 부재료의 고급화 등 주류업계에도 변화가 가시화되고 있다.

스피크이지는 1920~1930년대 초반까지 시행된 금주령 시기에 무허가 술집의 업주들과 손님들이 경찰 등 정부의 단속을 피하면서 “조용히 말해(Speak easy)”라고 하던 것에서 이름이 유래됐다. 미국에서는 ‘블라인드 피그’ 또는 ‘블라인드 타이거’라고도 부른다. 이처럼 간판을 걸지 않는 스피크이지들이 십여년 동안 미국 사회의 변화를 만들었다. 불법 밀주산업은 조직적인 계획 범죄를 부추겼고, 뉴욕 내 이태리계 마피아가 세력을 키우는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그렇지만 거의 처음으로 흑인과 백인이 한 자리에서 모이고 어울리는 계기가 됐고, 당시 사회 참여가 불가능했던 여성들도 바를 운영하는 등 여성의 사회 진출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도 받는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스피크이지 바는 ‘어센틱 바(Authentic Bar)’라고도 불리는 클래식 바. 어센틱 바는 주로 싱글몰트 위스키 등을 기본으로 다양한 칵테일을 제공하는데, 일본 긴자 업무지구에 위치한 바를 모델로 한다. 서울에서는 청담동과 한남동 등 전통적인 부촌을 중심으로 상권을 형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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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크이지 바/사진: 이윤희 기자
실제 일본인 바텐더가 근무하는 ‘더 부즈’,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의 ‘찰스H’, 한남동 ‘스피크이지 몰타르’와 ‘블라인드 피그’, 청담동 ‘앨리스’와 ‘르챔버’ 등이 이에 해당한다. 지난해 문을 연 청담동 ‘겟올라잇’은 재즈공연 등 호텔식 쇼와 공연을 제공한다. 이 곳들은 입구를 숨겨 놓거나 업소를 꽃집이나 책장·창고 등으로 위장해 놓고 심지어 암호가 있기도 하다.

김영지 씨(36·직장인)는 “SNS 발달로 자신의 일상을 전시·노출하고 정보를 공유하면서 다들 똑 같은 문화를 즐기는 게 지겨웠는데, 나만의 비밀스러운 아지트가 생긴 기분”이라면서 “국내에서 찾기 어려운 다양한 싱글몰트 위스키를 즐길 수 있고 서비스 때문에 즐겨 찾는다”고 말했다. 김세윤 더부즈 대표는 “위스키와 정통 칵테일을 주로 취급해 중년 남성을 타겟으로 하지만 최근 여성 고객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여성 중에서도 술 본연의 맛을 즐기기 위해 혼자 오는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이렇듯 다양한 컨셉의 스피크이지 바들이 나타나면서 주류와 칵테일 부재료 등도 한층 다각화·고급화됐다. 김설아 신세계 L&B 마케팅 파트장은 “과거 진토닉이 단순히 진에 토닉을 섞는 칵테일이었다면 지금은 소비자들이 수 십종에 달하는 진 가운데 원하는 브랜드를 주문하기 시작했다”면서 “부재료인 토닉워터도 과거 진로토닉이 전부였다면 이제는 외국에서도 흔하지 않은 ‘토마스 헨리’ 같은 토닉워터가 이마트·SSG닷컴 등에서 판매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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