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0야드 괴물 탄생, 치솟는 골프 비거리에 담긴 과학

기사승인 2018. 11. 08.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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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머런 챔프 연합
괴물 장타자의 등장을 알린 캐머런 챔프. 사진=연합뉴스
평균 334야드(약 305m)·최장 360야드(329m)를 때리는 골프 괴물이 나타나 세계 골프계가 술렁이고 있다. 장차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3·미국)를 이을 것이라는 평가를 듣는 선수는 신인 캐머런 챔프(23·미국)다.

챔프는 지난해 미국프로골프(PGA) 2부인 웹닷컴 투어에서 드라이버 샷 평균 343.1야드(314m)를 쳐 장타왕에 올랐다. 그의 캐디는 코스를 돌 때 티박스에서 400야드 떨어진 곳까지 살핀다고 한다. 워낙 공을 세게 치다 보니까 연습 때 드라이버 헤드가 버티지 못하고 반으로 쪼개지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챔프만이 아니다. 챔프를 누르고 시즌 초반 PGA 장타 1위를 달리는 선수는 루크 리스트(33·미국)로 무려 339.5야드(311m)를 기록하고 있다. 지금 추세라면 평균 300야드를 넘기는 선수가 시즌 내내 70~80명 선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2000시즌 존 댈리(52·미국) 1명뿐이었던 평균 300야드 이상 선수의 폭발적인 증가는 장비의 발달을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양찬국 스카이72 헤드프로(69)는 “스윙 기술이나 웨이트 트레이닝보다는 볼, 샤프트, 클럽 페이스 등 골프 장비의 발달이 결정적”이라고 말했다. 티타늄과 머레이징 등 최첨단 소재로 만든 골프 클럽과 새로운 생산 기술로 탄생한 골프공 등 비거리의 증가를 이끄는 장비들은 다양한 과학을 담고 있다.

◇ ‘빗맞아도 쭉쭉’ 드라이버
최근 선수들이 선호하는 드라이버에는 단조 트위스트 페이스와 해머 헤드를 채용한 것들이 많다. 이는 뛰어난 타구감과 타구음을 제공한다. 스윗 스팟의 확대는 핵심 요소다. 스윗 스팟이 커지면 임팩트 시 볼 스피드를 높여 안정된 비거리를 만들 수 있다.

이를 위해 드라이버 제조업체들은 크라운과 솔을 카본으로 제작한다. 비거리에 최적화된 타출각을 주며 드로우 성향의 저중심 설계로 긴 비거리를 내는 드로우 탄도와 미스 샷에 대한 강한 관성 모멘트를 함께 얻는 것이다. 페이스 뒤편에 크라운과 솔을 연결하는 두 개의 티타늄 바를 배치한 기술을 쓰는 드라이버도 있다. 양 프로는 “스윙 스팟이 넓어져 빗맞아도 정타를 친 것 같은 효과를 얻는다”고 분석했다.

더스틴 존슨 드라이버 연합
더스틴 존슨은 세계적인 장타자로 손꼽힌다. 사진=연합뉴스
◇ 아이언도 ‘장타 시대’

아이언은 정확도가 최우선이지만 요즘 나오는 제품들은 비거리에도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다. 아이언 장비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과학을 접목시킨다. 페이스 두께를 최적화하고 로프트 각을 세우는 한편 무게중심 위치를 낮춰 샷 거리를 늘리고 탄도는 높게 만들면서 동시에 방향성까지 잡는 것이다.

아이언 역시 스윗 스팟을 확대해 미스 샷도 비거리·방향 손실이 적도록 한다. 아울러 샤프트에 3g 텅스텐 시트 적용해 불필요한 진동을 제거하고 볼 초속의 증가를 꾀하는가 하면 고강도 초박형 페이스를 가능하게 한 프리미엄 머레이징 소재를 블레이드 헤드에 적용한 아이언도 있다.

◇ ‘무게 45g’ 골프공의 마법
지름 4.3㎝·무게 45g의 골프공은 300여개가 넘는 딤플(옴폭 들어간 곳)이 문양을 이룬다. 그런데 이 작은 공에는 무려 1500개의 각종 특허가 담길 만큼 과학의 경연장이다. 나노기술(10억분의 1 수준의 정밀도를 요구하는 극미세가공 과학기술)이 적용된 골프공은 물론 감마선을 쪼여 탄성을 높인 공도 있다. 다양한 공기 역학이론을 골프공에 접목시켜 거리를 늘리는 한편 우레탄 커버를 채용하거나 실리콘 커버를 사용하는 것도 기술이다.

나노 스프링 코어에 의해 임팩트 때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밀도를 높여 비거리를 늘린다. 또 트랙맨과 같은 추적 장치와 임팩트 순간을 정밀하게 관찰할 수 있는 초고속 촬영 장치를 이용해 골프공 비행을 충분히 이해한 뒤 최첨단 제품을 생산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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