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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美 중간선거가 비핵화에 미칠 영향 주시해야

[사설] 美 중간선거가 비핵화에 미칠 영향 주시해야

기사승인 2018. 11. 0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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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제재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비핵화 협상을 서두를 게 없다”고 했다. 트럼프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과 민주당이 의회권력을 양분하는 구도가 된 후 기자회견에서 “서두를 게 없다”는 말을 무려 7번이나 했다. 그러면서 “제재를 해제하려면 북한의 상응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느긋하게 북한을 다루겠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미 국무부는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과 북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간의 뉴욕 고위급 회담을 회담 하루 전에 전격 연기했다. ‘일정 조율’이 공식적 연기 이유인데 “다시 일정을 잡겠다”고 했다. 단순한 일정조율을 연기이유로 받아들이기에는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얘기가 많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초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마침 미 의회조사국(CSR)이 북한과는 정상회담보다 비핵화 세부사항 조율을 위한 실무회담이 더 중요하다고 밝힌 것으로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전했다. CSR는 북한이 영변 이외의 핵시설, 보유한 핵 물질의 양, 핵탄두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고 비핵화 시간표와 검증 과정 합의도 없다고 지적했다. CSR는 북한이 큰 양보를 얻기 위해 정상 회담을 추구한다고 꼬집었다.

고위급 회담이 연기된 것과 관련, 전문가들은 북한의 선택지가 더 좁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해 의회에서 북한 인권 얘기가 많이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인권은 북한 정권이 극도로 꺼리는 것으로 북에는 큰 압박이다. 의회가 비핵화 내용을 따질 경우 협상은 지연되고, 트럼프 대통령의 동력이 약화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북한이 오히려 다급해질 것이다.

우리 정부는 뉴욕 회담이 비핵화 협상에 큰 전환점이 되길 기대했었다. 하지만 회담이 갑자기 연기되고, 트럼프 대통령은 “서두를 게 없다” “상응한 조치가 있어야 제재를 완화하겠다”고 천명하고 있다. 북한이 미국의 요구에 부응해야 문제가 풀릴 것 같은 형국이다. 북한은 그러나 미국을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중간선거가 비핵화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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