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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위기와 기회⑤] 생보산업 경영 가시밭길, 업계 ‘맏형’ 역할 기대

[삼성생명 위기와 기회⑤] 생보산업 경영 가시밭길, 업계 ‘맏형’ 역할 기대

기사승인 2018. 11. 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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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업계 1위’ 삼성생명의 실적 감소세는 위기에 놓인 생명보험산업 경영 환경을 여실히 보여준다. 실제 몇 년 새 삼성생명의 신계약 건수와 영업이익률 등 주요 영업지표는 하락추세다. 경제성장률 둔화와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면서 보험계약 실적이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으로 자본확충 부담이 커졌다. 부채 평가기준이 원가가 아닌 ‘시장가격’으로 책정되기에 ‘부실 보험사’가 되지 않으려면 더 많은 자본을 쌓아야 한다. 여기에 암보험·즉시연금 논란 등 금융당국의 규제 칼날도 예리해지고 있다.

나머지 생보사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시장 여건에 생보사들은 삼성생명의 위기 대응 해법을 주목한다. 통상 리딩사의 행보가 업권 전체의 경영 전략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을 비롯해 보험사들은 영업력 강화와 자본 확충 등 새로운 ‘장기 플랜’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에도 국내 보험산업은 보험료 수입이 감소하면서 역성장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내년 보험료 성장률은 3.8%포인트 떨어지고, 2022년까지 생명보험사들의 수입보험료는 연평균 1.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생보시장 ‘빅2’의 3분기 실적에서도 성장세 둔화가 감지된다. 지난 8일 공시한 삼성생명의 영업이익은 386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7% 감소했고, 한화생명은 2208억원으로 16.73% 줄었다. 지난해 기준 삼성생명의 시장 점유율은 22.3%, 한화생명은 12.4%, 교보생명은 10.0%로 ‘빅3’가 전체 생보시장의 절반 가량을 차지한다.

윤성훈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인구 고령화와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따라 시장 축소가 본격화되면 규모가 비슷한 국내 생명보험회사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경쟁력 있는 상품 개발 노력이 시급한데, 중장기적으로 전문화 또는 인수합병(M&A)에 대한 검토도 필요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삼성생명도 이 같은 분석에 공감하고 있다. 2030세대들은 중장년층보다 보험에 대한 관심이 낮기 때문이다. 한 삼성생명 관계자는 “최근 욜로(YOLO·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고 소비하는 태도)란 단어가 젊은 층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것처럼, 젊은이들이 예전처럼 미래대비에 관심이 많지 않은 편”이라며 “고령화·인구감소 추세와 함께 보험업계를 더욱 힘들게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돌파구 마련에 고심중이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생보사들이 ‘맏형’인 삼성생명이 펼칠 새로운 먹거리 사업에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이유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영업환경 악화로 우리도 어려움이 많다”며 “업계 전체가 해외 신사업 등 새로운 동력 발굴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삼성생명은 태국과 중국·영국 등 3개국에 현지법인을 운영 중이다. 특히 태국법인인 ‘타이삼성’은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등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업계와 정책·감독 당국, 연구기관 등 모두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조언한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제학과 교수는 “보험사들에게는 현재 새 회계제도 도입 등 과제가 산적해있다”며 “업계가 당국과 대화를 통해 적절한 타협점을 찾고, 당국 역시 체벌 위주의 규제가 아니라 금융사와 소비자 모두가 좋아지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소형사들도 리딩사만 좇을 게 아니라 자생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간 보험업계에 정치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온 금융당국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 ‘보험개혁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전문가와 업계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테이블을 만든 것이다. 고동원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다양한 업계 전문가 의견뿐만 아니라 보험업계 목소리까지 반영되는 자리”라며 “신뢰성 있는 보고서를 내놓을 것이라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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