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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불 대통령, 1차 대전 종전 기념식서 “죽음의 씨앗, 낡은 망령 국가주의 부활”

마크롱 불 대통령, 1차 대전 종전 기념식서 “죽음의 씨앗, 낡은 망령 국가주의 부활”

기사승인 2018. 11. 12. 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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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서 제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식 개최, 60여 국가정상 참석
마크롱, 트럼프 '미국 우선주의' 비판
트럼프 대통령 '파리평화포럼' 참석 않고 미군 군사묘지 방문 후 백악관으로
APTOPIX France WWI Centennial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1일 오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개선문에서 60여 개국 정상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제1차 세계대전(1914∼1918)의 종전 100주년 기념식에서 “낡은 망령들이 혼돈과 죽음의 씨앗을 뿌리려고 되살아나고 있다”며 전 세계에서 ‘국가주의(Nationalism)’가 나타나고 있는 데 대해 경종을 울렸다. 사진은 ‘지각대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0여분 늦게 도착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악수를 하는 모습./사진=파리 AP=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낡은 망령들이 혼돈과 죽음의 씨앗을 뿌리려고 되살아나고 있다”며 전 세계에서 ‘국가주의(Nationalism)’가 나타나고 있는 데 대해 경종을 울렸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오전 프랑스 파리 개선문에서 진행된 제1차 세계대전(1914∼1918)의 종전 100주년 기념식에서 이같이 말하고 “배타적 국가주의는 애국주의(patriotism)와 정반대다. 국가주의는 애국주의에 대한 배신”이라며 “다른 이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든지 ‘우리 이익이 우선’이라고 말하는 것은 한 국가가 가질 수 있는 가장 소중한 것, 국가를 존립하게 하고 이를 위대하게 만드는 것,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즉 국가의 도덕적 가치를 없앤다”고 말했다.

이어 “역사는 때로는 조상들이 피로 맺은 평화의 유산을 뒤엎고 비극적인 패턴을 반복하려고 한다”며 “(제1차) 대전 후 모두가 평화를 맹세했지만 국가주의와 전체주의가 고양돼 2번째 세계대전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미국 우선주의’를 주창하고, 자신이 ‘국가주의자’라고 말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기념식은 전 세계 60여 개국 정상들이 참석한 가운데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서 개선문과 샹젤리제 거리 일대에서 성대하게 진행됐다.

참석한 정상들은 트럼프 대통령·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등이었다.

1차대전 당시 승전국이었던 프랑스·미국·러시아 등은 물론 패전국인 독일과 터키(옛 오스만튀르크) 정상들까지도 한데 모여 전쟁의 의미를 되새기고 세계 평화를 염원했다.

France WWI Centennial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내외·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60여 개국 정상들이 11일 오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개선문에서 진행된 제1차 세계대전(1914∼1918)의 종전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사진=파리 AP=연합뉴스
◇ ‘파리평화포럼’서 나온 트럼프 대통령 비판

정상들은 기념식 후 이날 오후 파리 북부 라빌레트 전시관서 열린 파리평화포럼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메르켈 총리는 “1차대전은 고립주의가 얼마나 파괴적인지 우리에게 보여준다”며 “편협한 국가주의자들의 관점이 힘을 얻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메르켈 총리는 “오늘날 대부분의 도전은 한 나라의 힘으로 해결될 수 없기에 다자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오늘날 몇몇 요소들을 보면 20세기 초와 1930년대와 유사한 점들이 많다고 본다”면서 “예측할 수 없는 일련의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의 근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이어 무역정책을 둘러싼 긴장 고조에 대해 “정치의 극단화”라고 경고하고 “타협이라는 민주주의 정신의 약화와 규범에 대한 무시는 다원주의에 대한 두 개의 독극물”이라고 비판했다.

APTOPIX France WWI Centenial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1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인근의 콩피에뉴를 방문해 1918년 11월 11일 독·불 간 1차 세계대전 휴전 서명의 무대였던 철도 차량의 모형에서 방명록에 서명을 하고 있다./사진=콩피에뉴 AP=연합뉴스
◇ 트럼프 대통령 ‘파리평화포럼’ 참석 않고 미군 군사묘지 방문 후 백악관으로

비판의 대상이 된 트럼프 대통령은 포럼에 참석하지 않고 파리 근교의 쉬렌 군사묘지를 방문, 1차대전 당시 미군 전몰장병들을 추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 장병 1500여명의 유해가 묻힌 이곳에서 연설을 통해 “미국과 프랑스의 애국자들”을 언급하고 “그들이 한 세기 전 고귀한 목숨을 바쳐 지킨 문명과 평화를 보전하는 것은 우리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이후 그는 곧바로 백악관으로 돌아왔다.

◇ 마크롱 대통령·메르켈 총리, 1차대전 휴전협정 조인 장소 방문

1차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식은 영국·호주·인도·뉴질랜드 등에서도 열렸지만 프랑스에서 가장 성대하게 열렸다.

프랑스는 1차대전 당시 영·불 연합군과 독일군과의 전격전이 벌어진 최대 격전지였고, 1차대전의 가장 큰 당사국이었다. 1918년의 휴전협정도 파리 인근의 콩피에뉴에서 조인됐다.

마크롱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는 10일 콩피에뉴를 방문해 1918년 11월 11일 독·불 간 1차 세계대전 휴전 서명의 무대였던 철도 차량의 모형에서 ‘유럽과 평화를 위해’ 등의 서명을 했다. 이 철도 차량은 이후 1940년 프랑스가 아돌프 히틀러 총통의 독일 나치에 항복 서명을 한 곳이기도 하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9일 벨기에와 프랑스를 찾아 각각 샤를 미셸 벨기에 총리와 마크롱 대통령과 함께 영국군 전몰장병들을 기린 후 11일 런던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등 왕족과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영국의 1차대전 종전 기념식에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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