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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깊이보기] 김정은 ‘답방 불씨’ 기대 속 정치적 해석 경계론

[뉴스깊이보기] 김정은 ‘답방 불씨’ 기대 속 정치적 해석 경계론

기사승인 2018. 11. 12.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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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귤, 선물의 정치학
전문가 "답방과는 별개문제, 북미협상 결과에 시기 달려"
감귤 싣고 평양 가는 공군 수송기
공군 C-130 수송기들이 11일 오후 제주국제공항에서 제주산 감귤을 싣고 이륙 준비를 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9월 평양정상회담 당시 북측이 송이버섯 2t을 선물한 것에 대한 답례로 제주산 감귤 200t을 11일과 12일 이틀에 걸쳐 공군 수송기를 통해 북으로 보냈다. /사진 = 연합뉴스
우리 정부가 제주산 감귤을 북한에 보내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답방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북·미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비핵화·평화체제 논의에 큰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통한 중재외교를 이어가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강한 의지로 읽힌다.

청와대는 11~12일 4차례에 걸쳐 군 수송기를 이용해 제주산 감귤 200t을 평양에 보냈다. 첫 수송 때는 천해성 통일부 차관과 서호 청와대 통일정책비서관이 직접 방북했다. 감귤 선물은 지난 9월 평양 정상회담 때 북측이 송이버섯 2톤을 선물한 것에 대한 답례로 문 대통령 지시에 따라 이뤄졌다.

선물을 주고받는 민족의 미풍양속 차원으로도 볼 수 있지만 감귤은 김정은 위원장이 약속했던 연내 방한을 촉진하는 의미라는 의견도 있다.

감귤은 제주의 특산물로 김 위원장에게는 특별한 선물이 될 수 있다. 김 위원장의 외조부인 고경택은 제주 출신으로 알려져 있으며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원한다면 한라산을 구경시켜 줄 수 있다는 말도 했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최근 남북 정상의 제주 방문을 대비해 한라산 백록담 인근 헬기착륙장 시설을 점검하기도 했다.

남북관계에 정통한 한 대북소식통은 12일 “북·미 협상과 관계없이 우리 정부는 연내에 김 위원장을 초청해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이어서 북·미 실무회담을 하는 계획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이런 때일수록 남북관계가 잘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 북한 입장에서도 미국을 압박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방한할 경우 시기는 12월 중순이 가장 유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문 대통령이 13~16일 열리는 아세안(ASEAN) 관련 정상회의와 17~18일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출국한 만큼 11월은 방한 성사가 어렵기 때문이다.

◇김정은 답방, 감귤보다는 북·미 협상이 중요

반면 감귤 선물을 김 위원장 답방과 연계해서 보는 것은 확대 해석이란 견해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선물을 주고받는 것은 ‘오는 정이 있으면 가는 정이 있다’는 의미로 봐야지 정치적 문제인 답방과는 별개의 문제”라며 “모든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남북관계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김 위원장의 방한 시기는 남북관계 문제를 넘어 북·미 협상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양 교수는 “11월 중 북·미 고위급회담이 열린다면 김 위원장의 연내 방문 가능성이 높아지고 회담이 11월을 넘어 열린다면 연내 방문 가능성이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북측이 감귤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정부는 구체적인 전달 대상자를 지정하지 않았다. 청와대는 “감귤은 북한 주민들이 평소 맛보기 어려운 남쪽 과일”이라며 “대량으로 보내 되도록 많은 북한 주민들이 맛을 보게 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고 설명했다.

양 교수는 “북측이 이산가족에게 나눠줄 것인지 어린이·노약자에게 줄 것인지, 혹은 평양 정상회담 때 집단체조에 참가한 사람들에게 줄 것인지와 어떤 방법으로 전달할 것인지가 관전포인트”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9월 평양정상회담 때 북측이 선물한 송이버섯을 미상봉 이산가족 4000여명에게 추석 선물로 전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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