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人] ‘대타 홈런 때린 70대, 75타 예선 2위 60대’ 노장은 살아있다

기사승인 2018. 11. 13.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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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동문 이재원 성대 송의주
이재원 동문이 어프로치 샷을 하고 있다. 사진=송의주 기자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은 생전 ‘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이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AJ·아시아투데이 제9회 대학동문골프최강전에서는 노병이 죽지 않고 사라지지도 않았다. 대회를 관통한 또 하나의 화두는 60~70세 노장들의 재발견이다.

대학동문골프최강전에서 주축을 이룬 30~50대 선수들과 겨뤄 실력에서 전혀 밀리지 않고 오히려 젊은 선수들을 앞지른 이들은 동년배들에게 ‘아직 우리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심어줬다.

2010년 초대 챔피언 성균관대학교의 8년만 우승을 이끈 이재원 동문은 빼어난 실력 못지않게 남다른(?) 나이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는 성대 68학번이다. 70대인데도 힘에서 웬만한 젊은이들에게 뒤지지 않는다. 성대 관계자는 “워낙 몸 관리가 철두철미한 것이 비결”이라며 “드라이버 샷 비거리가 지금도 260~270야드(238~247m)나 나갈 정도”라고 귀띔했다.

그런데 결승전에서 이재원 동문을 못 볼 뻔했다. 사실 그는 대체선수였다. 대회 전 성대는 예선에 9명이 출전해서 한 팀이라도 8강에 진출하게 되면 가장 좋은 성적의 2명을 다시 압축을 하기로 했다. 결과는 1위 권오준(80학번) 동문(77타), 2위 이재원(78타), 오광현 동문(79타)이었다. 주장을 겸한 이재원 동문이 권오준-오광현 조합이 나을 것 같다고 2위 자리를 양보를 하면서 성대는 권오준-오광현 체제로 8강과 4강을 통과했다.

이때 뜻밖의 변수가 또 발생한다. 한국 도미노 회장인 오광현 동문이 사업상 미국 본사에서 온 중요한 손님을 맞아야 해 결승전에 불참하게 된다. 이재원 동문이 다시 장갑을 끼고 결승전에 출전하게 됐고 우승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야구로 치면 대타 홈런이 나온 것이다.

이재원 동문은 평소 골프 실력을 묻자 “핸디캡(평균타수에서 기준타수를 뺀 수치로 보통 6 이하면 고수로 분류)이 5 정도 되나”라며 껄껄 웃었다. 70세에도 놀라온 골프 실력을 유지하는 비결에 대해서는 “몸 관리도 하지만 지금도 골프 레슨을 배운다”고 겸손하면서 “골프가 사업에도 좋고 건강을 유지하는 데도 좋으며 동문친구들과 관계를 유지하는 데도 좋다. 골프를 37년 하면서 클럽 챔피언을 4회 정도 했다. 다만 아마추어는 아마추어일 뿐 매일 골프장에 가는 건 좋아 보이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곽호경 인하대02
포즈를 취하는 곽호경 동문. 사진=본인 제공
비록 8강 토너먼트에서 탈락해 고배를 마셨지만 통산 첫 3회 우승 및 2회 연속 챔피언에 도전했던 인하대에는 74학번인 60대 곽호경 동문이 있다. 그는 105명이 18홀 스트로크 플레이로 자웅을 겨룬 예선전에서 전체 공동 2위를 차지했다. 그가 기록한 75타는 놀라움을 안기기에 충분했다.

“평소 ‘핸디 3’ 정도 친다”는 곽호경 동문도 클럽 챔피언 출신이다. 그 역시 이재원 동문처럼 철저한 자기관리는 물론 겸손한 자세로 골프를 대한다. 1회 대회부터 꾸준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도 둘이 닮은꼴이다. “골프는 인생과 닮은 운동이다. 골프는 겸손한 마음으로 쳐야 한다”고 말하는 곽 동문에게서는 연륜이 묻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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