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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정상회의 핑계로 파푸아뉴기니 정부, 마세라티에 80억원 흥청망청

APEC 정상회의 핑계로 파푸아뉴기니 정부, 마세라티에 80억원 흥청망청

기사승인 2018. 11. 13.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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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PUA NEW GUINEA-PORT MORESBY-APEC
APEC 정상회의가 열릴 파푸아뉴기니 포트모르즈비의 ‘APEC 하우스’의 모습. 사진출처=/신화, 연합
태평양의 섬나라 파푸아뉴기니에서 오는 17-18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린다. 문재인 대통령 등 APEC 회원 21개국 정상급 지도자들이 참석하는 이번 행사는 1975년 파푸아뉴기니 독립 이래 최대 행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파푸아뉴기니 당국이 마세라티·벤틀리 등 초호화 외제차 구입에만 80억원 가량을 지출하는 등 APEC을 핑계로 국고를 흥청망청 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의 12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이번 주말 태평양 인근 APEC 회원 20개국에서 대부분 국가 정상인 각국 지도자들이 파푸아뉴기니로 속속 도착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번 APEC 정상회의는 부패 스캔들로 얼룩진 파푸아뉴기니 정부가 자신들이 하고 싶은 사업에 원조금을 제멋대로 지출하고, 나랏돈으로 초호화 외제차를 수입해 나중에 짬짜미로 ‘부유한 친구들’에게 싸게 되팔 수 있는 좋은 ‘핑계거리’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파푸아뉴기니에서 마세라티 세단이 하역됐다. 파퓨아뉴기니 정부는 지난 7~8월 APEC에 쓴다는 명목으로 마세라티 세단 40대와 벤틀리 플라잉 스퍼 3대를 구입하는데 700만 달러(약 80억원)를 지출했다. 정부 관계자들은 이 고급 차량이 AEPC 정상회의 기간 동안 세계 정상들을 수송하는데 사용된 후 되팔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APEC 의전 표준에 비춰봐도 마세라티와 같은 초호화 세단 구입은 매우 이례적이다. 알란 볼러드 APEC 사무총장은 이제까지 APEC 정상회의를 위해 마세라티를 구입한 회원국은 없었다며 “이는 우리가 제안한 것은 확실히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호주의 북쪽, 인도네시아의 동쪽에 위치한 인구 800만명의 섬나라 파푸아뉴기니는 APEC 21개 회원국 가운데 가장 가난한 나라. 광물·목재·석유·가스 등 천연자원이 풍부하지만 이를 추출해 수출로 이어지도록 하는데 필요한 도로와 항만시설이 부족하다. 빈부격차도 매우 심한 편이다.

파푸아뉴기니 의회의 야당 의원인 브라이언 크레이머는 자국에 포장된 도로도 얼마 없고, 국도 네트워크도 갖춰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고급차를 수입하는 것은 터무니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 관료들이 정상회의 이후 부유한 친구들에게 세금을 부과하지 않고 차를 절반 가격에 팔아치울 계획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는 정부 자금을 이용해 고급차를 파푸아뉴기니로 들어오려는 계획”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파푸아뉴기니는 지난 4월 22일 독일 비정부기구(NGO)인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2017년 국가별 부패인식지수’에서 전체 180개국 가운데 135위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2011년 집권한 피터 오닐 파푸아뉴기니 총리는 오랫동안 부패 혐의를 받아왔다. 오닐 총리는 한 때 반부패TF(태스크포스)를 결성하기도 했지만, TF가 자신을 사기 혐의로 고발하자 해체해 버렸다.

2016년 6월에는 부정부패 의혹으로 오닐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학생 시위대에게 경찰이 발포, 20명 이상이 부상을 입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이뤄진 파푸아뉴기니의 총선거 역시 사기와 협박·금권선거가 난무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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