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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임종헌 이르면 내일 구속기소…현직판사 6명, 사법농단 연루 판사 탄핵 촉구 제안

검찰, 임종헌 이르면 내일 구속기소…현직판사 6명, 사법농단 연루 판사 탄핵 촉구 제안

기사승인 2018. 11. 13.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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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훈 파기환송심 재판장, 본격 공판 시작 전 무죄 판결문 작성 정황
검찰 '비자금 의혹' 대법원 첫 압수수색<YONHAP NO-3490>
서울 서초동 대법원 전경/ 연합
양승태 사법부 시절 벌어진 사법농단 의혹에 연루된 현직 판사들에 대해 국회 탄핵소추를 촉구하자는 의견이 법원 내부에서 나왔다.

재판 관여 행위가 형사법적으로 유죄인지 여부를 떠나 위헌적 행위였음을 법원 스스로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로 파장이 예상된다.

검찰은 이르면 14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구속기소한 뒤 내주 박병대·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을 차례로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권형관 판사 등 대구지법 안동지원 판사 6명은 전날 대구지법 관내 대표판사들에게 전자우편을 통해 ‘사법행정권 남용의혹 연루 판사들에 대한 탄핵 촉구 결의안’을 오는 19일 열리는 법관대표회의에 발의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들은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고 법원의 재판이 예정돼있지만 이러한 형사절차가 종료되기까지는 아직 요원하기만 하고, 무엇보다 형사절차에만 의존해서는 형사법상 범죄행위에는 포섭되지 않는 재판 독립 침해행위에 대해서 아무런 역사적인 평가가 이뤄지지 않고 넘어갈 수밖에 없게 된다”며 “오랜 고민 끝에 명백한 재판 독립 침해행위자에 대한 국회의 탄핵 절차 개시 촉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이르렀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어 “법원의 위상 제고에 유리한지 여부나 행정부와의 원활한 협력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지 여부를 고려하면서 특정 사건의 재판에 관해 조언이나 요청을 하는 것은 어떠한 선의의 의도나 명분을 갖다 대더라도 헌법이 요구하는 재판의 독립을 침해하는 행위를 사법부 스스로 자행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사법부 구성원 스스로 행한 명백한 재판 독립 침해행위에 대해 형사법상 유무죄의 성립 여부를 떠나 위헌적인 행위였음을 우리 스스로 국민들에게 고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법관대표회의 관계자는 “제안 내용은 오늘 코트넷 커뮤니티에 게시되는 방식으로 법관대표들에게 전달됐다”며 “의안이 정식으로 발의된 것은 아니지만 회의 당일 현장에서 발의 요건을 충족해 추가 발의가 이뤄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헌법재판소법 48조는 ‘공무원이 그 직무집행에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한 경우에는 국회는 헌법 및 국회법에 따라 탄핵의 소추를 의결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법관에 대한 탄핵 소추는 국회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이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뒤 재적의원 과반수가 찬성하면 가결된다.

탄핵소추의 의결을 받은 사람은 헌재의 심판이 있을 때까지 그 권한 행사가 정지되며, 헌재의 탄핵 결정이 내려지면 해당 법관은 파면된다.

한편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2012년 대선 개입 사건 파기환송심의 재판장이었던 김시철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공판이 시작되기 전 무죄 취지의 판결문 초안을 작성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 중이다.

검찰은 압수수색 과정에서 김 부장판사가 본격적인 공판이 시작된 2015년 11월 27일 이전에 무죄 취지의 판결문 초안을 작성해 재판연구원(로클럭)과 이메일로 주고받은 정황을 포착하고 법원행정처 등 외부의 재판개입이 있었는지 추적하고 있다.

아울러 검찰은 이날 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임 전 차장을 소환조사했다. 지난주 세 차례나 검찰의 소환에 불응했던 임 전 차장은 이날 검찰이 강제구인을 시도하자 자진 출석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르면 14일 임 전 차장을 구소기소 할 방침이다. 검찰은 수사보안을 위해 임 전 차장의 공소장에 앞서 구속영장에 적시된 직권남용 등 혐의만 기재하고 현재 추가로 조사 중인 혐의들은 넣지 않을 방침이다. 또 두 전직 법원행정처장에 대한 조사는 다음 주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검찰 관계자는 “임 전 차장에 대한 구속기소는 그 자체로 중요하지만 이번 수사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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