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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소송 제기, 트럼프 대통령·비서실장·대변인·공보국장·비밀경호국장 대상

CNN 소송 제기, 트럼프 대통령·비서실장·대변인·공보국장·비밀경호국장 대상

기사승인 2018. 11. 14.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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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아코스타 기자, 백악관 출입금지, 언론자유 헌법 1조, 적법절차 5조 위반"
피고, 트럼프 대통령·켈리 실장·샌더스 대변인 등 6명
"백악관, 모든 언론인에 위험한 냉각효과 만들어낼 것"
아코스타
미국 CNN방송이 자사 백악관 출입기자를 출입금지시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5명의 보좌진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CNN이 13일(현지시간) 밝혔다. 소송은 백악관이 지난 7일 짐 아코스타 CNN 백악관 선임출입기자에 대한 비밀경호 서비스인 백악관 출입증(hard pass)을 회수한 것을 즉각 복원하라는 내용이다. CNN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백악관이 아코스타 기자와 CNN에 대해 수정헌법 제1조와 5조에 명시된 권리를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일 백악관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아코스타 기자의 추가 질문에 대한 답변을 거부하면서 백악관 여성 인턴이 아코스타 기자로부터 마이크를 빼앗고 있는 가운데 그를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는 모습./사진=워싱턴 D.C. AP=연합뉴스
미국 CNN방송이 자사 백악관 출입기자를 출입금지시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5명의 보좌진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CNN이 13일(현지시간) 밝혔다.

소송은 백악관이 지난 7일 짐 아코스타 CNN 백악관 선임출입기자에 대한 비밀경호 서비스인 백악관 출입증(hard pass)을 회수한 것을 즉각 복원하라는 내용이다.

CNN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백악관이 아코스타 기자와 CNN에 대해 수정헌법 제1조와 5조에 명시된 권리를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수정헌법 제1조는 언론 및 출판, 집회의 자유를, 5조는 적법한 절차에 따른 생명 및 자유, 재산의 박탈을 각각 명시하고 있다.

백악관이 아코스타 기자에 대한 백악관 출입정지가 언론의 자유를 침해했고, 적법한 절차에 따른 조치가 아니라는 것이다.

CNN 대변인은 소송은 13일 오전 워싱턴 D.C. 지방법원에 접수됐고, CNN과 아코스타 기자가 공동 원고라고 밝혔다. 소송 대상은 트럼프 대통령·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세라 허커비 샌더스 대변인·빌 샤인 공보국장·조셉 클랜시 비밀경호국 국장, 그리고 아코스타 기자의 출입증을 압수한 비밀경호국 관리 등 6명이다.

앞서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7일 아코스타 기자가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장에서 백악관 여성 인턴과 ‘마이크 쟁탈’을 벌이면서 신체 접촉이 일어났다며 “백악관은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해당 기자의 백악관 출입을 정지한다”고 발표했다.

백악관 여성 인턴이 아코스타 기자에게서 마이크를 가져오려 하는 과정에서 아코스타 기자가 마이크를 계속 붙잡고 있으려 하다가 팔이 닿는 신체 접촉이 있었다는 주장이다.

이에 아코스타 기자는 이날 밤 CNN에 “나는 백악관의 주장처럼 그(인턴 여성)의 몸에 손을 대거나 만진 적이 없다”면서 “이것은 우리 모두에 대한 시험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이 우리를 멈추게 하려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 워싱턴포스트(WP)는 “전문가들은 아코스타 기자가 마이크를 가져가려는 백악관 공보관실 인턴의 시도를 거절하는 장면이 담긴 화면이 아코스타 기자의 공격적인 행동을 과장하기 위해 변경됐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CNN은 9일 백악관에 서한을 보내 아코스타 기자의 출입을 즉각 허용하라고 요구하면서 그렇지 않으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13일 법원에 아코스타 기자가 즉시 백악관에서 취재를 할 수 있도록 가능한 한 빨리 가처분 신청 판결을 내리고, 판결을 통해 향후 아코스타 기자에 대한 출입정지 조치를 내리지 못하도록 할 것을 요청했다.

CNN은 아코스타 기자에 대한 백악관의 조치가 향후 다른 매체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CNN은 성명에서 “이번 소송은 CNN과 아코스타 기자에 국한된 것이지만 이것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다”며 “만약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그대로 둔다면 백악관은 우리의 선출직 공무원들을 취재하는 모든 언론인에 대해 위험한 냉각 효과(chilling effect·사기 저하)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코스타 기자는 7일 백악관 기자회견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 유세에서 중미 이민자 행렬(캐러밴)을 ‘악마화’하려 한 것 아니냐고 질문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아니다. 난 그들이 입국하길 원한다. 그러나 합법적으로 입국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아코스타 기자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이민자 행렬을 향해 ‘침략(invasion)’이라는 표현을 썼던 것을 상기시키며 “그들은 수백 마일 떨어진 곳에 있다. 침략이 아니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은 CNN을 위해 일하고, 나는 나라를 운영하게 해달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아코스타 기자가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 관해 걱정하는가‘라고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걱정하지 않는다. 그걸로 충분하다. 자리에 앉아라. 마이크를 내려놓으라“고 언성을 높였다.

급기야 기자회견 진행을 돕던 백악관 여성 인턴이 다가와 마이크를 빼앗으려 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발언대에서 뒤로 물러 나와 잠시 회견이 중단됐다.

결국 아코스타 기자가 질문을 포기하고 자리에 앉자 트럼프 대통령이 발언대로 나와 아코스타 기자를 가리키면서 ”당신은 무례한, 끔찍한 사람“이라며 ”당신은 CNN에서 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당신이 샌더스(백악관 대변인)를 대하는 방식은 끔찍하다“며 ”당신이 다른 사람들을 대하는 방식도 끔찍하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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