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APEC 대신 동남아 향한 푸틴…무기·에너지 앞세워 동남아에 ‘더 가까이’

APEC 대신 동남아 향한 푸틴…무기·에너지 앞세워 동남아에 ‘더 가까이’

기사승인 2018. 11. 15. 16:11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Singapore ASEAN Summit <YONHAP NO-4137> (AP)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3일 싱가포르 이스타나 대통령궁에서 할리마 야곱 싱가포르 대통령과 회담하고 있다. /사진출처=/AP, 연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싱가포르에서 15일 열린 제13차 동아시아 정상회의(EAS)에 처음으로 참석했다. EAS는 동남아국가연합(ASEAN) 10개국에 한국, 중국, 일본 3개국의 정상이 모이는 자리인데, 푸틴 대통령은 이번 EAS 참석을 통해 동남아시아 지역에서의 무기 및 에너지 무역 확대를 꾀하고 있다. 러시아는 크림반도 병합과 관련해 서구 국가들로부터 받는 압력을 상쇄하기 위한 새로운 파트너를 모색하고 있으며, 동남아 국가들 역시 대체적으로 러시아와의 경제·군사적 협력을 환영하고 있어 양측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모습이다.

닛케이아시안리뷰의 14일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가 EAS에 참석하기 시작한 것은 2011년부터지만 이전에는 총리나 외무장관 등을 보내고 푸틴 대통령은 EAS와 비슷한 시기에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해 왔다.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러시아 학술원 동방학연구소 소속의 드미트리 모스야코프 연구원은 “올해는 푸틴 대통령이 APEC 정상회의보다 EAS를 우선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닛케이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병합 사태로 미국과 유럽으로부터 받는 제재를 상쇄하면서 동남아 국가들에 대한 무기 수출을 확대하고 싶어하고, 동남아 국가들은 중국과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테러리즘 대응을 위해 군사력을 강화하려고 한다”면서 “이는 러시아와 동남아 국가들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2013~2017년 러시아의 무기를 수입한 나라 중 동남아 국가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12.2%로 나타났다. 10년 전만 해도 그 비중은 6.2%에 불과했다. 인도네시아는 현재 러시아산 최신예 전투기 Su-35 구입을 위한 논의를 진행중이다. 베트남은 2017년 러시아산 잠수함 6정을 구입했으며, 전통적인 친미 국가 필리핀도 지난해 이례적으로 러시아로부터 무기를 구입했다.

KakaoTalk_20181115_163139884
경제적 측면에서의 협력 관계도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국영 석유업체 페르타미나는 러시아의 로스네프트와 합작기업을 설립해 정유공장 건설사업을 진행중이다. 이 사업에 투입되는 금액은 88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태국을 찾은 러시아인 관광객은 전년 대비 23% 증가한 135만명을 기록했다. 러시아 정부 자료에 따르면 2017년 러시아와 아세안간 교역액은 183억 달러로 1년 전에 비해 30% 가까이 급증했다. 러시아는 또한 동남아 지역에 원전 관련 수출 역시 검토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동남아 지역에 대한 미국의 관심은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보다 약해졌다. 일례로 트럼프 대통령은 거의 2년 동안이나 주(駐) 아세안 대사를 임명하지 않았다. 미국이 틈을 보이면서 중국이 이 지역에서의 영향력 강화에 나섰지만 인도네시아 등 일부 동남아 국가들은 중국의 지나친 팽창을 경계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 틈새를 노려 동남아 국가들과 정치·경제적 관계 강화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당분간 동남아 지역에 대한 러시아의 진출은 성공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을 ‘내가 제일 좋아하는 영웅’이라고 부른다. 특히 캄보디아 등 권위주의적 통치를 하고 있는 독재 국가들에서 러시아는 인권과 민주주의를 압박하는 미국이나 유럽보다 더 매력적인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

Russia President Putin... <YONHAP NO-4515>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3차 동아시아 정상회의에 참석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출처=/TASS, 연합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