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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럭판 우버’ 만방, 수익 없는데 경쟁 심화…운전자들 울상

‘트럭판 우버’ 만방, 수익 없는데 경쟁 심화…운전자들 울상

기사승인 2018. 11. 15.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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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방이 ‘트럭판 우버’인 트럭 공유 플랫폼을 출시하며 트럭 운전사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장담했지만 정작 운전사들은 수입이 떨어졌다고 호소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만방 때문에 내일이면 난 거지 신세가 될 것이다.” 중국 동북지역에서 트럭 운전사로 일하는 리 유차오 씨는 ‘트럭판 우버’ 만방때문에 생계에 위협을 받고 있다고 털어놨다. 만방은 화주와 트럭 운전사를 연결해주는 모바일 앱 플랫폼이다. 성(姓)만 밝힌 55세의 트럭 운전사 치 씨는 “만방의 트럭 물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이용하면 일거리를 찾는데 걸리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지만 기존 화물수송비 시세보다 25% 낮은 가격 책정으로 시간 절약도 소용없게 된다”고 말했다.

중국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 10억 달러 이상 비상장기업)인 만방은 지난해 11월 중국 양대 트럭 호출 서비스 기업인 윈만만(運滿滿)과 훠처방(貨車幇)이 합병하면서 생겼다. 인공지능(AI)·빅데이터를 이용해 운송을 기다리는 화물을 앱을 통해 트럭 운전사가 직접 찾을 수 있게 하고, 목적지에서 돌아올 때도 또 다른 화물로 트럭을 채울 수 있게 한다고 홍보했다.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와 알파벳 벤처 투자펀드인 캐피털G로부터 총 19억 달러(약 2조원) 규모의 투자를 받아 기업가치도 60억 달러로 치솟았다.

이 흐름에 맞춰 수 백만명의 트럭 운전사와 화주(貨主)는 기대를 안고 만방과 계약했다. 중국 내 700만대의 트럭 중 520만대, 물류기업 150만 곳 중 120만 곳이 만방 회원으로 가입했다. 일하는 시간의 40%를 일거리를 찾는데 써온 트럭 운전사들에겐 희소식이었다. 하지만 트럭 운전사들은 플랫폼을 이용한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생계 위협을 받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중국 트럭 운전사의 80%가 만방 앱 회원으로 가입하면서 경쟁은 치열해지고 이들의 수익은 오히려 떨어진 것. 만방은 당초 무료로 제공하던 운전사-화주 연결 수수료 청구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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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현지시간) “만방이 자사 플랫폼의 메인 서비스인 ‘운전사-화주 무료 연결’을 버리고 운전사 가운데 누구에게서 얼만큼 비용을 받아낼 수 있을지 분석 중”이라고 전했다. 만방은 현재 트럭 운전사들로부터 연결 수수료는 받고 있지 않지만 디젤 구매, 톨게이트 이용시 전자결제 서비스 등에 수수료를 받고 있다. 또한 일부 화주 즉, 물류기업들에게 회비 및 트럭 운전사 연결 수수료도 부과하기 시작했다.

독점적인 기업이 된 만방이 턱없이 낮은 가격으로 화물운송 입찰을 강요한다고 운전사들은 주장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안휘(安徽), 장시(江西), 장쑤(江蘇), 저장(浙江), 구이저우(貴州), 산둥(山東), 쓰촨(四川)성과 충칭(重慶), 상하이(上海)등 10여 곳의 고속도로에서 트럭 운전사들이 항위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베이징 외곽 물류센터 화주들은 여전히 화물운송 광고 사이트에 올라온 트럭 운전사들에게 전화를 거는 등 기존 방식으로 운송사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돈을 지불하면서까지 앱을 사용하고 있지 않다는 얘기다. WSJ는 “만방은 중국 기술시장의 막대한 규모와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큰 수익을 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일깨워주는 사례”라며 “만방은 어떻게 하면 수익을 낼지 여전히 고심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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