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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제재에도 굳건해지는 이란-이라크 관계…“윈-윈 관계 약속”

미 제재에도 굳건해지는 이란-이라크 관계…“윈-윈 관계 약속”

기사승인 2018. 11. 18.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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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an Iraq <YONHAP NO-3431> (AP)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왼쪽)과 바르함 살레 이라크 대통령(오른쪽)이 17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 위치한 사다바드 대통령궁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 AP, 연합
이란과 이라크가 국경을 따라 ‘자유무역지대’를 설립키로 합의하는 등 ‘견원지간(犬猿之間)’에서 ‘순망치한(脣亡齒寒)’ 관계로 극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다. 미국의 대(對) 이란 제재가 전면 복원된지 한달이 채 되지 않은 시기에 이라크가 이란과의 관계 진전을 바라는 ‘메세지’를 전달해오자 이란은 미국의 제재 복원이 자국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는 대표적 사례로 이를 부각시키는 등 ‘윈-윈’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동 매체 알자지라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바르함 살레 이라크 대통령은 지난 17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의 일정으로 이란을 방문,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을 만났다. 양국 정상은 이날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두 이웃국가 간의 관계가 역사적·신앙적·지리적인 뿌리를 공유한다며 자유무역지대를 포함, 교역량 확대·공동 석유 탐사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로하니 대통령은 양국간 연간 교역량을 현재의 120억 달러(13조5840억원)에서 200억 달러(약 22조6400억원)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로하니 대통령은 양국을 연결하는 철도 건설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살레 대통령은 이에 화답이나 하듯 “이라크는 테러 분자(이슬람국가·IS)와 싸울 때 이란이 도움을 준 사실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은 이라크의 가장 큰 동맹국이자 교역국. 미국이 지난달 5일 이란에 대한 제재를 전면 복원한 것은 전력 부족으로 이란산 천연가스 수입에 높은 의존도를 보여온 이라크에 경제적·정치적 위기로 다가왔다. 당시 미국은 이라크에 일시적 제재 면제 조치로 45일간 이란산 천연가스 및 전기 수입을 허용했다. 하지만 이라크 측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이란산 전기 수입이 막히면 자국이 실질적인 전력 위기에 맞닥트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이라크는 미국에 제재 면제 기간을 늘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상황.

로하니 대통령은 “이번 제재 복원으로 미국은 자신이 생각하는 정도로 영향력이 없다는 사실이 증명됐다”며 “미국은 이란과 이라크의 관계가 역사적이며 심오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말하는 등 이란과 이라크의 관계를 경계하고 있는 미국을 도발했다. 앞서 로하니 대통령은 지난 10일에도 미국의 이란산 석유 금수 조치가 “이란 경제엔 아무 영향을 주지 않았다”며 “미국이 이미 (이란에 쓸 수 있는) 모든 무기를 마음대로 사용했기 때문에 더는 새로울 게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현재 미국은 이란을 끝까지 쥐어짜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유럽연합(EU)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미국의 대 이란 제재 재개를 비난하고 있어 일각에서는 오히려 미국이 ‘고립’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살레 대통령의 친(親) 이란 행보는 미국의 대 이란 전략을 더욱 꼬이게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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