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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박병대 전 대법관 검찰 출석…“평생 사심 없이 일했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박병대 전 대법관 검찰 출석…“평생 사심 없이 일했다”

기사승인 2018. 11. 19.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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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대법관 "이번 일이 지혜롭게 마무리돼 국민들이 법원에 대한 믿음 회복할 수 있길"
[포토]검찰 조사받는 박병대 전 대법관
아시아투데이 정재훈 기자 =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을 남용한 혐의를 받는 박병대 전 대법관이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박근혜정부 청와대와 양승태 사법부의 ‘재판 거래’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박병대 전 대법관(61·사법연수원 12기)이 19일 검찰에 출석했다.

이날 오전 9시20분께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한 박 전 대법관은 ‘후배 법관들에게 한 말씀 해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제 나름으로는 최선을 다해 법원행정처장으로 그야말로 사심 없이 일했다”고 답했다.

이어 “그렇지만 경위를 막론하고 그동안 많은 법관들이 자긍심에 손상을 입고 조사를 받게까지 된 것에 대해서 대단히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거듭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이번 일이 지혜롭게 마무리돼서 국민들이 법원에 대한 믿음을 다시 회복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밝혔다.

‘당시 법원행정처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위한 곳이었느냐 아니면 사법행정을 위한 곳이었느냐’ ‘재판거래 등 행위가 사법행정에 포함됐다고 생각했느냐’ 등 쏟아지는 질문에 “이 자리에서 답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저는 사심 없이 일했다는 말씀만 거듭 드린다”고 답한 뒤 조사실로 올라갔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국고손실 등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박 전 대법관을 소환해 조사 중이다.

박 전 대법관은 2014년 2월부터 2016년 2월까지 법원행정처장으로 재직하며 여러 재판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아울러 그는 지난 14일 구속기소 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공소장에 임 전 차장과 공모한 것으로 30차례나 적시됐다.

박 전 대법관은 박근혜정부 차원에서 강제징용 관련 재판을 지연시키고 피해자 재단을 설립해 위로금 성격의 배상을 진행해 소액으로 상황을 무마하려고 한 이른바 ‘공관회동’에 참석했다.

검찰은 박 전 대법관을 상대로 박근혜정부 청와대 핵심 인사들과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소송과 관련해 재판을 지연하고 배상에 대한 논의가 있었는지를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또한 그는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 이후 지방·국회의원들이 낸 지위확인 소송 등에 개입해 의원 지위 확인은 헌법재판소가 아닌 법원의 권한이라는 점을 판결에 명시하라고 지시한 혐의도 받는다.

아울러 박 전 대법관은 헌재에 파견 나간 판사를 통해 중요 사건의 평의내용 등 내부기밀을 빼돌리고 법원 공보관실 운영비 명목의 예산 3억5000만원을 현금화해 비자금으로 조성한 의혹에도 연루돼 있다.

검찰은 박 전 대법관 조사 이후 박 전 대법관의 후임 법원행정처장인 고영한 전 대법관도 조만간 소환해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전·현직 대법관들에 대한 조사 결과에 따라 이르면 이달 안에 양 전 대법원장의 검찰 출석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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