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범ㆍ쇼트ㆍ가족’ 쭈타누깐, LPGA 사상 첫 전관왕자로 거듭나기까지

기사승인 2018. 11. 20.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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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타누깐
아리야 쭈타누깐. 사진=연합뉴스
양질의 강력한 한류를 뚫은 건 전통의 미국이나 유럽 골프가 아니다. 한참 아래로만 여겼던 태국 여자 골프가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중심에는 태국 박세리로 통하는 아리야 쭈타누깐(23·태국)이 있다. 그는 쟁쟁한 한국 선수들을 모조리 제치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서 사실상 처음으로 전관왕을 석권했다.

◇ 얼마나 대단한 일 해냈나
박성현(25)을 제치고 여자 골프 세계 랭킹에 올라있는 쭈타누깐은 LPGA 최종전인 지난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공동 5위에 그쳤지만 포인트 합계 전체 1위에 올라 보너스 100만달러(약 11억3000만원)의 주인공이 됐다.

앞서 시즌 상금과 올해의 선수, 최다 톱10 진입 등의 부문에서 1위를 확정한 쭈타누깐은 마지막 대회를 끝으로 평균 타수(69.415타)와 한 시즌 성적을 포인트로 환산한 CME 글로브 포인트 대상도 확보한 것이다. CME 글로브 포인트 제도가 생긴 2014년 이후 한 선수가 상금·올해의 선수·평균 타수·CME 글로브 포인트 등 4대 부문을 석권한 적은 없다. 2014년 스테이시 루이스(33·미국)가 상금, 올해의 선수, 평균 타수를 휩쓸었지만 CME 글로브 포인트는 리디아 고(21·뉴질랜드)에게 내줬다. 2015년에는 리디아 고가 상금, 올해의 선수, CME 글로브 포인트를 가져갔지만 박인비(30)가 평균 타수 1위로 독주를 제지했다. 2016년 역시 쭈타누깐이 상금, 올해의 선수, CME 글로브 포인트 선두에 올랐으나 평균 타수는 전인지(24)가 1위였다.

강자가 수두룩한 LPGA 정글에서 이렇게 쉽지 않은 일이 전관왕이다. 쭈타누깐이 처음으로 전관왕에 등극하면서 태국 골프계는 온통 축제 분위기에 빠져들었다.

◇ 쇼트게임 보완한 쭈타누깐, ‘가족의 힘’도
한때 쭈타누깐은 우승을 눈앞에 둔 순간 어이없는 실수를 연발하며 ‘새 가슴’이란 오명에 휩싸인 적이 있다. 2013년부터 LPGA에 입문한 뒤 앞선 155개 대회에서 우승이 없었다. 그러나 쭈타누깐은 평소 “이기고 지는 것 따위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누구에게나 우승 기회는 있다”고 말하고 다닐 만큼 실제로는 대범한 성격의 소유자다. 마침표를 찍는 방법을 몰랐을 뿐 한번 경험을 하자 우승이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기술적으로는 쇼트게임이 부쩍 좋아져 최정상의 골퍼로 거듭났다. 웬만한 거리에서는 아이언을 잡고 쳐도 드라이버 샷 효과가 나올 정도로 힘이 장사인 그는 오히려 힘을 빼는 대신 정교함을 키웠다. 그 결과 생애 최고의 성적을 낳은 2018년 드라이버 샷 평균 비거리는 15위(266.569야드)에 그쳤지만 버디 수는 470개로 전체 1위를 차지했다.

가족은 또 다른 힘이다. 쭈타누깐의 한 살 언니인 모리야도 LPGA 우승이 있는 실력자다. 태국 방콕 인근의 로즈 가든 골프 코스에서 프로샵을 운영하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5살 때부터 골프채를 잡은 아리야 및 모리야 자매는 가족이 함께 투어 생활을 해 든든하다. 모리야는 “부모님도 같이 계시지만 동생 에리야는 내 전부이자 친구 같은 존재”라며 유별난 가족애를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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